“회장님 덕분에 살았어요”… 10년 족쇄 벗어던진 삼성 무죄 확정 이재용, 30억 성금 수해 피해자 돕기 나섰다

10년 만에 무죄 확정 받은 이재용
곧바로 이어진 행보는 ‘수해 피해자 돕기’
30억 성금에 구호물품·서비스 총동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직후, 삼성이 선택한 행보는 수해 복구 지원이었다.

대법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부당합병 및 회계 부정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한 지 나흘 만인 21일, 삼성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총 30억 원 규모의 성금을 기부했다.

대법원 “무죄”…10년 리스크 종결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17일 부당합병 및 회계 부정 사건 상고심에서 이 회장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2015년 합병 이후 10년간 이어진 사법적 불확실성은 마무리됐다.

이번 판결은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무죄가 확정된 이후, 그는 공식적인 발언을 삼가면서도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해 피해자 위한 긴급 지원 나선 삼성

삼성은 전국적으로 이어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30억 원의 구호 성금을 전달했다.

이번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계열사 8곳이 참여했다.

금전적 지원 외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위한 물품과 서비스 제공이 병행된다. 생필품이 담긴 긴급구호키트 1천 개와 임시 거주용 천막 300개가 수해 지역에 전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수해 지역에 특별팀을 파견해 침수된 가전제품과 휴대전화에 대해 무상 점검을 진행 중이다.

삼성카드는 수해 피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올해 9월까지의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최장 6개월 유예하고, 무이자 분할 납부를 지원한다. 카드대출 이자는 최대 30%까지 감면하고, 9월 만기 예정인 장기카드대출은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피해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재계 전반으로 확산된 지원 움직임

삼성 외에도 주요 대기업들이 피해 복구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억 원의 성금을 기부하고, 방역·세탁 구호 차량 6대를 피해 지역에 투입했다. 자차보험 미가입 고객에 대해서는 차량 수리비의 최대 50%를 할인해주고 있다.

LG전자는 충남 아산과 예산 등 수해 지역에 서비스 거점을 설치하고 가전제품 무상 점검 및 수리를 제공 중이다.

제조사에 관계없이 침수된 제품 전반을 점검하고 있으며, 현장 대응 차량을 통해 세척 및 부품 교체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억 원의 성금을 기탁하고, 이마트 매장을 통해 생필품과 식료품을 전달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18명, 실종자는 9명이다. 가장 많은 피해는 경남 산청에서 발생했고, 경기와 충남, 광주 등 전국에서 인명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판결 이후 보여준 첫 메시지

이재용 회장은 이번 판결로 10년 가까운 법적 부담을 해소했고, 곧바로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수해 지원이 단순한 기부를 넘어, 책임 있는 경영의 일환이자 경영 복귀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최근 기업 분위기에서, 이 회장이 첫 공식 결정으로 수해 지원을 선택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다음 행보가 본격적인 경영 복귀와 어떤 방향으로 연결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