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도 못한 걸 울산에서 해낸다고?”… 43조 쏟아붓는 지상 최대 프로젝트에 전 세계 ‘깜짝’

울산 앞바다에 바람이 몰려온다
세계 최대 ‘부유식 풍력’의 심장 울산

한국 울산 앞바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8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와 ‘울산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울산의 동쪽 해상에 750M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이며, 이는 울산시 전체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세계 최대 ‘바다 위 발전단지’, 울산에서 시동

현재 울산 앞바다에는 반딧불이를 비롯해 해울이, KF윈드, 귀신고래 등 5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각 단지 규모는 750MW에서 최대 1.5GW에 이르며, 전부 완공되면 총 6.2GW 규모로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울산이 이 사업지로 선정된 이유는 명확하다. 연평균 풍속이 8m/s를 넘는 강한 바람과, 수심이 깊고 넓은 대륙붕 환경 덕분에 부유식 풍력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한 인근에는 산업단지, 항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송전과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려 울산시는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에너지 전환의 거점 도시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기술과 인력 모두 ‘풀가동’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에퀴노르가 100% 출자한 ‘반딧불이에너지’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5월에는 발전소 기본설계(FEED) 계약까지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해상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전 케이블의 육상 접속설비, 지중선로, 변전소 등 전체 시스템 구축도 맡았다.

전용 설치 선박 확보에도 나섰다. 포스코이앤씨는 남성해운, 해상풍력 개발사 HA-Energy와 협약을 맺고, 선박 건조와 엔지니어링 기술 협력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기술 신뢰도 확보도 병행한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인증기관 DNV와 구조물 설계, 리스크 관리 등에서 협력하며 국제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그룹사인 포스코와 함께 부유체, 계류 시스템용 강재 등 핵심 부품의 독자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제주대학교,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등과는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 파급효과도 ‘지상 최대급’

울산 해상풍력단지는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총 43조 원이 넘는 투자가 예정돼 있으며, 조선·기계 등 기존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부품 산업과 에너지 산업 전반의 성장을 유도한다.

산업연계 고용 유발 효과는 약 27만 명으로 추정된다. 울산이 기존 산업도시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지역 내 주요 수출 기업들의 RE100 대응 수단으로도 역할이 크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대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요구에 직면한 가운데,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 확보는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준다.

부유식 해상풍력, 미래 에너지의 대안

부유식 해상풍력은 고정식 풍력이나 육상풍력과 달리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 전 세계 해상풍력 잠재 자원의 80%가 수심 60m 이상 해역에 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다.

또한 먼바다의 바람은 풍속이 강하고 일정해 발전 효율이 높다. 주민 민원이나 경관 훼손 문제도 적고, 대규모 단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환경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 해저를 깊이 파지 않고 계류 방식으로 설치해 생태계 영향을 줄일 수 있으며, 어초 역할로 어족자원 증가도 기대된다.

포스코이앤씨의 울산 프로젝트는 이러한 기술적·환경적 장점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시도이자,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춘 전략적 대응이다.

해외 주요국보다 한발 앞선 한국의 이 움직임이 향후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