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지화’ 전략에 업계 긴장
200여개 車 부품 현지 조달 검토
중소 부품사들 “생존 위협 느껴”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 절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차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해 부품 현지화를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현대차그룹에 의존해온 수많은 부품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울산을 중심으로 한 중소 부품업체들은 가장 큰 고객을 잃을 수도 있는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됐다.
현대차, 200여개 부품 현지화 본격 추진
지난 24일 현대차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부품 공급망을 현지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부품 소싱 다변화에 나서고, 중장기적으로는 부품 현지화 전략을 전사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미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약 200여 개 부품에 대한 최적 조달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미국의 고율 관세가 있다.
현대차는 이번 2분기에만 8282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 이 가운데 20%가 부품 관세 때문이었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관세 여파로 7860억원 규모의 이익이 날아갔다.
이대로 가면 부품 단가 경쟁력을 잃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현대차를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미국 조달률 낮았던 현대차… 결국 ‘현지화’ 선언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부품 조달률은 48.6% 수준이다. 테슬라(68.9%)는 물론이고, 혼다(62.3%)나 도요타(53.7%)보다도 낮다.
게다가 포드(40.1%)와 GM(31.1%)은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을 활용해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공급망을 재설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략적 대응이 더딘 현대차그룹이 본격 현지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은 결국 시간문제였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메이커들이 기존 거래처에 ‘미국에 공장 세우면 물량 더 주겠다’고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현대차도 같은 방식으로 미국 조달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울 자본도, 인력도 부족하다.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거래처를 미국 내에서 찾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업체들의 손실로 이어진다.
대미 수출·국내 납품, 모두 흔들리는 부품업계
지난해 한국의 미국향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82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중 60~70%가 현대차·기아에 납품되는 물량으로 추산된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현지화가 현실이 되면, 국내 부품업체들은 가장 큰 거래처를 잃게 되는 셈이다. 국내 완성차 부품업체의 납품 실적 중 현대차(37조4797억원)와 기아(27조2524억원)의 비중은 무려 90.3%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에 전적으로 기대던 중소업체들이 현지화로 타격을 입게 되면,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며 “전기차 전환과 구조조정 압박까지 겹쳐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능력을 연간 120만 대까지 확대할 계획인데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한국 내 부품 공급량은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계산이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현지 조달이 늘면 국내에서 조립되는 차량 수가 줄고, 이로 인해 부품 납품 실적도 감소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당장 공장 옮길 수도 없어”… 정부 지원 절실
업계는 무엇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부족하다는 점에 더 큰 위기를 느끼고 있다. 관세 부담을 견디지 못해 거래처가 해외로 이동해도, 국내 부품사들은 미국에 공장을 세우거나 인프라를 구축할 여력이 없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줄도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미국 현지 진출을 위한 입지 제공이나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금 국내 부품업계는 과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수출절벽’과 ‘납품절벽’이라는 이중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현대차의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 모르나, 그 여파는 국내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파장을 안고 있다.
귀족 노조는 정신 좀 차려야
어차피 몇년후 도람푸 임기끝나면 다시 돌아올수도ㅎㅎ 미국 임금이 높은데 현기가 감당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