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희망퇴직까지 단행했었는데”…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효과로 기적 같은 반전

르노코리아 성장세로 전환
그랑 콜레오스 성공 효과
위탁 생산으로 성장 가속

르노코리아의 지난 5년을 돌아보면 믿기 힘든 반전의 연속이었다.

한때 존폐 위기까지 몰리며 희망퇴직을 단행했던 회사가, 이제는 경쟁사조차 인정할 만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그랑 콜레오스’가 있다. 단일 모델 하나로 르노코리아는 다시 일어섰고, 그 반등은 일시적인 ‘반짝’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존 위해 던진 ‘오로라 프로젝트’의 승부수

르노코리아의 위기는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XM3 출시 이후 무려 4년 동안 신차가 나오지 않았고, 주력 모델이던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도 종료되면서 매출 기반이 무너졌다. 그해 영업손실은 797억 원에 달했다.

이듬해에도 적자가 이어지자 결국 비상경영 체제가 가동됐다. 희망퇴직을 포함해 고정비를 줄이며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이뤄졌다.

전환점은 2022년이었다. 르노그룹은 중국 지리자동차와 손잡고 중형 하이브리드 SUV 개발에 나섰고, 이를 ‘오로라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구체화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매년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브랜드명과 로고까지 바꾸며 다시 한 번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SUV 하나로 바꾼 운명…그랑 콜레오스의 힘

그랑 콜레오스는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자, 르노코리아 반등의 핵심이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이 모델은 불과 3개월 만에 2만2000대 이상이 팔렸다.

이후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5만 대를 돌파하며 르노코리아의 주력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88%를 차지했다.

전동화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시장 흐름을 정확히 읽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가 단일 모델로 회생했다는 점에서 그랑 콜레오스의 의미는 특별하다”고 평가했다.

성과는 판매량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자동차기자협회, 중앙일보가 선정한 ‘올해의 SUV’에서 그랑 콜레오스는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부문 모두에서 수상하며 2025년 SUV 부문 통합 챔피언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으며, 르노의 ‘휴먼 퍼스트’ 철학을 실질적으로 증명했다.

국내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르노코리아의 변화는 한국 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그랑 콜레오스는 ‘프랑스에서 설계되고 한국에서 만들어진’ 글로벌 모델로, 르노그룹 전체 실적에도 기여하고 있다.

르노 브랜드는 2025년 1분기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6.5% 성장했고, 르노코리아는 같은 기간 1만4000대를 판매하며 무려 147.6%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로써 르노는 한국을 글로벌 5대 허브 중 하나로 지정했다.

올해 들어서는 본격적인 해외 수출도 시작됐다. 5월에는 중남미향 수출 물량이 선적을 마쳤고, 이후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 우루과이, 도미니카공화국 등으로 수출 대상국을 확대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그랑 콜레오스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르노 브랜드 재도약의 상징”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등은 시작일 뿐”…신차와 위탁 생산으로 성장 가속

한편 르노코리아의 반등은 단순한 회복 수준이 아니다.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2023년에는 영업이익 1152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960억 원의 이익을 올렸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미래 전략이다. 르노코리아는 앞으로 신차 출시를 이어가는 동시에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위탁 생산도 추진 중이다. 이는 생산량 확대는 물론 부산공장의 가동률 향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 자리를 잡았다”며 “앞으로도 신차 라인업을 확대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