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 1년 만에 최대 상승
교통비까지 올라 생활비 압박
정부, 주요 품목 할인·공급 확대

7월 먹거리 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3.5% 올라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어류·수산물, 쌀, 라면 등 서민 식탁에 자주 오르는 품목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여기에 수도권 지하철 요금 인상까지 겹치며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폭염·폭우가 만든 장바구니 부담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25.75(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1%를 웃도는 수치다.
어류 및 수산물 가격이 7.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오징어채(42.9%), 조기(13.4%), 고등어(12.6%)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쌀(7.6%)과 라면(6.5%) 가격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상기온과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빵·곡물(6.6%), 과자·빙과류(5.0%), 우유·치즈·계란(3.6%) 등도 가격이 올랐고, 커피·차(13.5%) 같은 비주류 음료도 상승세를 보였다.
교통비 인상, 생활비 압박 가중

먹거리 가격 인상에 더해 교통비 상승이 서민 지출을 늘리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오르면서 도시철도료 물가가 7.0% 올랐다. 출퇴근 왕복 요금만 하루 3000원을 넘는다.
공공서비스 물가도 올해 들어 오름세로 전환됐다. 하반기 전기·가스·철도 요금 인상까지 검토될 경우 가계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성대 김상봉 교수는 “생활 필수품과 교통비가 동시에 오르면 서민 생활 여건이 빠르게 악화된다”며 물가 안정 대책의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의 긴급 물가 안정 카드

정부는 여름철 물가 안정을 위해 배추, 수박, 쌀, 한우 등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할인과 공급 확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배추 방출 규모를 전월보다 2배 늘리고, 쌀은 유통업체와 협력해 20kg당 3000원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수산물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44곳과 협력해 고등어·갈치·전복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 중이다. 가공식품과 외식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라면·과자 할인과 공공배달앱 쿠폰 지급도 이어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정부 양곡 3만 톤을 대여 방식으로 공급해 원료곡 부족 문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기상 상황과 국제 공급망 변동이 향후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