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극명하게 갈린 희비
SK하이닉스는 역대급 보너스 잔치
삼성 파운드리는 성과급 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급여명세서 한 장이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총 지급액 5689만 원, 실수령액만 해도 4826만 원에 달하는 이 급여명세서의 주인은 바로 SK하이닉스 직원이다.
같은 반도체 업계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이 상반기 성과급 0원을 받는 상황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벌어지는 희비가 고스란히 월급봉투에 담겨있는 셈이다.
성과급이 89%인 급여명세서의 비밀

지난 11일 온라인에 공개된 SK하이닉스 직원의 1월 급여명세서는 충격적이었다. 기본 월급은 580만 원에 불과했지만, 성과급이 무려 5109만원이나 됐다. 전체 지급액의 89%가 성과급인 구조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초과이익분배금인 PS다. 3408만원에 달하는 이 금액은 연봉의 최대 50%, 기본급의 1000%까지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다.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1년에 한 번 지급된다.
특별성과급 1670만 원도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최고 수준의 보너스가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HBM 독점이 가져온 역대급 실적

SK하이닉스의 이런 파격적인 보상이 가능한 이유는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때문이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적인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2조 2320억 원, 영업이익 9조 2129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어서는 놀라운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전 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50%를 생산성 격려금으로 지급했다.
영업이익률이 30% 이상일 때 주는 최고 등급 성과급이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이 예상되면서 직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씁쓸한 현실

반면 같은 반도체 업계의 삼성전자는 정반대 상황이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속되는 적자로 상반기 성과급이 기본급의 0%로 책정됐다. 목표달성장려금인 TAI를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015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매번 최고치인 월 기본급 100%를 TAI로 받아왔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지급률이 급격히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아예 0%가 됐다.
연간 실적에 기초한 초과이익성과급인 OPI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운드리 사업부가 매 분기 조 단위 적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인재 확보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현재 보상 체계로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거나 기존 직원들을 붙잡아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사인 대만 TSMC는 지난해 역대 최대 성과에 기초해 직원 1인당 평균 86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초미세 공정 AI 반도체 물량을 독점하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 급증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그 결과를 보상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면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종일수록 그런 보상 체계의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명암이 이처럼 극명하게 갈린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성공 스토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AI 시대에 필수적인 HBM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보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