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의 대표곡 ‘큐피드’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소속사 어트랙트의 연이은 패소로 사실상 결론에 다가섰다.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어트랙트가 더기버스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작년 5월 8일 1심 패소에 이은 2연패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소송 결과를 넘어, 국내 음악 산업의 저작권 귀속 기준에 대한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법원은 “계약 체결, 협상, 비용 부담 등 모든 실질적 행위가 더기버스를 통해 이뤄졌다”며 형식적 계약 당사자가 아닌 ‘실질적 행위 주체’를 저작권 소유자로 인정했다.
법원이 주목한 ‘실질적 행위’ 원칙
어트랙트는 2024년 소송을 제기하며 자사에 저작재산권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두 차례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핵심 쟁점은 ‘누가 실제로 저작권 양도 계약을 주도했는가’였다. 법원은 계약서상 명시된 당사자보다 실제 비용을 부담하고 협상을 진행한 주체에 무게를 뒀다.
음악 업계에서 저작권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제작비 분담, 유통 계약, 아티스트 소속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저작권 귀속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K-POP 산업은 기획사, 배급사, 제작사 등 여러 주체가 협업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계약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권리 설정이 필수다.
K-POP 저작권 분쟁의 구조적 딜레마
흥미로운 점은 어트랙트가 지난 1월 더기버스를 상대로 제기한 별도의 손해배상소송에서는 일부 승소했다는 사실이다.
저작권은 인정받지 못했지만, 계약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손해는 배상받을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었다. 이는 저작권 소유와 계약상 책임이 별개의 법리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현재 어트랙트는 상고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1심과 항소심이 동일한 판단을 내린 만큼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 법리적으로 명확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남긴 과제, ‘계약의 명확성’
한편 이번 판결이 음악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저작권 귀속, 비용 부담, 수익 배분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소속사와 외부 제작사가 협업하는 경우, ‘누가 실질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권리를 행사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저작권 분쟁 예방을 위한 표준 계약서 정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어트랙트 사례는 불명확한 계약 관행이 얼마나 큰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교훈이 됐다.
2년에 걸친 법정 공방은 어트랙트의 패소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 분쟁이 남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급성장하는 K-POP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창작자와 투자자 모두의 권리를 명확히 보호하는 투명한 계약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