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인 줄 알았는데…149건 전수 조사했더니 나온 ‘충격적’ 결과

한국교통안전공단 사고 전수 분석
차량 제작 결함 확인 사례 단 0건
60대 이상 고령 운전자 비중 75%
a sudden acceleration accident
급발진 의심 사고 전수 조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차가 스스로 튀어나갔다”는 비명이 끊이지 않았던 지난 1년. 하지만 그 비명 뒤에 숨겨진 진실은 예상보다 더 차가웠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5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149건을 낱낱이 파헤친 결과, 놀랍게도 차량 자체의 결함이 입증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넷 중 셋’은 고령 운전자… 페달 오조작이 빚은 비극

a sudden acceleration accident (2)
급발진 의심 사고 전수 조사 (출처-한국교통안전공단)

19일 발표된 공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된 109건(73.2%) 모두가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판명됐다. 나머지 조사 중인 사례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차량 문제는 ‘제로’인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령대다. 사고 운전자의 75.2%가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됐다. 정차 중이거나 서서히 움직이는 ‘크립 주행’ 상태에서 당황해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짓밟은 사고가 전체의 70%에 달했다.

“나는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확신이 사실은 고령화에 따른 인지 지체와 조작 실수였음이 통계로 증명된 것이다.

보조금보다 시급한 ‘이 장치’… 71번의 사고 미리 막아

a sudden acceleration accident (3)
급발진 의심 사고 전수 조사 (출처-한국교통안전공단)

차량 결함이 없다면 결국 해결책은 인간의 실수를 막아줄 기술뿐이다. 공단이 지난 2025년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시범 사업 결과는 극적이었다.

단 3개월 동안 무려 71회의 사고 위험 상황을 이 장치가 스스로 감지해 원천 차단했다. 정부 역시 이 효과를 인정해 2026년부터는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에 방지 장치 항목을 신설하고 민간 기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차를 믿지 못하겠다”며 공포에 떨기보다, 실수를 인정하고 예방 장치를 다는 것이 더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 된 셈이다.

‘급발진 공포’에서 벗어나는 법

a sudden acceleration accident (4)
급발진 의심 사고 전수 조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이제 ‘급발진’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차량 결함만 탓할 시기는 지났다. 통계는 명확하게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을 가리키고 있다.

만약 비상 상황이 닥친다면 당황하지 말고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버튼을 끝까지 당기는 법을 익혀야 한다.

결국 급발진 의심 사고를 끝내는 건 법정 싸움이 아니라, 고령 운전자에 맞는 안전 기술 보급과 페달 위치를 재확인하는 운전자의 겸허한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