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120조 원에 딜러 잇따른 폐업”…BYD 복합 위기에 ‘제2의 헝다 사태 우려’

전기차 거인 추락 시작
유통망 붕괴·신뢰 하락
한국 시장도 불신 확산
China BYD Enterprise Crisis
BYD 중국 자동차 공장 (출처-BYD)

전기차 열풍을 이끈 중국 BYD가 흔들리고 있다.

유통망 붕괴, 부채 급증, 품질 논란까지 겹치며 ‘제2의 헝다 사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위기를 넘어서 전기차 산업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를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망 무너지고 사라진 딜러…’신뢰’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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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시에 위치한 BYD 본사 (출처-BYD)

중국 곳곳에서 BYD 공식 딜러들의 폐업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는 거액의 자금을 들고 잠적했고, 출고·정비·소프트웨어 연계 서비스도 중단된 상태다.

한 현지 관계자는 “과거 통합 서비스 체계를 자랑하던 ‘BOYS’ 딜러조차 더는 운영되지 않는다”며 유통 시스템 전반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비공식이긴 하지만, BYD의 부채가 6천억 위안, 한화로 약 120조 원에 이른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는 공식 발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로, 시장과 소비자의 체감 위기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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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중국 매장 (출처-연합뉴스)

차량의 품질 논란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일부 정비사들은 대표 모델 ‘친’과 ‘당’의 하부 구조가 충격에 취약하며, 기준 이하의 소재가 사용돼 사고 시 큰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휠이 꺼지거나 링크가 파손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조립 품질 문제로 스티어링 휠 마감재가 벗겨지거나, 패널 뒤틀림, 러버 부위가 붕괴되는 등의 하자가 1년 미만 차량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기파괴’식 할인 경쟁…중고차 시장까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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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중국 매장 (출처-연합뉴스)

신차를 중고차처럼 유통하는 행태까지 발생하면서 중고차 시장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한 딜러는 “신차 가격이 급락하다 보니 주행거리가 0km인 차량을 중고차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차량의 가치가 1년 만에 반토막 나면서 소비자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기술력의 상징이던 블레이드 배터리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부 차량은 5만 km 주행 시점에서 배터리 건강도가 80% 이하로 떨어졌고, 10만 km 이상에서는 70%대로 급감한 사례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BYD가 지나치게 빠른 성장을 추구하면서 품질을 희생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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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에 위치한 BYD 배터리 공장 (출처-BYD)

이런 상황에서 BYD는 최대 22개 차종에 대해 20~34%의 대규모 할인에 돌입했다. 일부 신차는 한화 기준 400만 원 이상 할인돼 사실상 중고차 가격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정책에 대해 업계에서는 “스스로를 상대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불구덩이로 직접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한국 시장 진출도 ‘삐끗’…재고 논란에 신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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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3 (출처-BYD)

BYD는 한국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출범한 한국 법인은 ‘아토 3’를 시작으로 ‘씰’, ‘씨라이언 7’까지 순차 출시 계획을 밝혔지만, 첫 모델부터 논란이 뒤따랐다.

아토 3는 사전계약 1천 대를 넘겼으나, 출고 지연으로 비판을 받았다. 또한 두 번째 모델인 전기 세단 ‘씰’은 ‘재고 떨이’ 의혹의 중심에 섰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내 출시 모델은 3년 전 중국에서 출시된 구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BYD 코리아는 곧바로 “한국 시장에 맞춰 별도 사양으로 제작된 수출용 모델이며, 올해 생산된 최신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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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 (출처-BYD)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한국 모델에는 중국 내 최신 씰에 탑재된 800V 충전 시스템이나 주행보조 기능 ‘신의 눈’이 빠져 있어 “기술 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신차 여부와 사양에 민감한 편”이라며 “BYD의 대응은 오히려 신뢰를 더 깎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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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라이언7 (출처-BYD)

올해 상반기 BYD의 국내 판매량은 1337대에 그쳤다. 수입차 브랜드 중 14위, 대중 브랜드로는 최하위권이다. 이후 출시 예정인 씨라이언 7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헝다’처럼 붕괴하나…중국 전기차 거품 터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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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출처-연합뉴스)

BYD 위기를 두고 중국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21년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이 500조 원의 부채를 남기고 무너진 전례를 고려할 때, BYD 또한 유사한 구조의 붕괴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고차 시장과 신차 유통 질서의 혼란은 소비자 신뢰의 붕괴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중국 전기차 산업 전체에 대한 회의로 번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제기돼 온 ‘중국 전기차 거품론’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 EV 시장을 ‘춘추전국시대’에 비유한다. 경쟁에서 살아남을 브랜드는 품질과 신뢰를 확보한 기업일 것이라며, 지금은 그 대전환의 초입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시장의 경우, 섣부른 선택보다는 관망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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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출처-연합뉴스)

한편 BYD의 위기는 단순한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급성장 산업의 구조적 결함을 경고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전기차 산업을 위해서는 품질과 신뢰, 유통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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