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요? 그걸 왜 사요?”…뿔난 中, 결국 초유의 결단 내렸다

中 전기차 수출 허가제 도입
저가 이미지 탈피 위한 결단
테슬라, BMW 등도 규제 대상

중국이 내년부터 전기차 수출에 ‘허가제’를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사실상 아무 제약 없이 수출되던 전기차가 이제는 국가의 심사를 거쳐야만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기차 수출 세계 1위 국가가 전례 없는 강수를 둔 배경에는 자국 산업의 무분별한 확장과 해외 시장의 신뢰 하락이라는 복합적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급성장 뒤 찾아온 부작용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6일 공업정보화부, 해관총서, 시장감독총국과 함께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2026년 1월 1일부터 전기 승용차 수출에 허가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중국 내 제조사 또는 이들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은 법인만이 전기차 수출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이미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허가제가 적용되고 있었지만, 전기차에까지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기차 수출량은 131만 대를 기록,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량인 129만 대를 넘어섰다.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은 총 165만 대의 전기차를 수출하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빠른 성장만큼이나 부작용도 심각했다.

가격 인하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지면서, 일부 모델은 출시가 대비 최대 30% 이상 가격이 떨어지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비야디(BYD), 니오(NIO) 등 주요 업체들도 잇따라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고, 그 여파로 수익성은 급감했다.

수익 악화는 곧 품질 저하로 이어졌고, 제대로 된 사후 서비스조차 없이 수출된 차량들은 해외에서 ‘값싼 중국산’이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었다.

우쑹취안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 정책연구실장은 “서비스 체계 없이 수출된 차량이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중국도 글로벌 브랜드처럼 표준화된 절차와 고품질 생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랜드 신뢰만 깎아먹는 무분별한 수출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단행한 또 다른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보호다. 과도한 수출과 품질 문제, 서비스 부재는 결국 ‘중국 전기차=저품질’이라는 인식을 고착화시켰고, 이는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무역 갈등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허가제 도입이 전기차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개별 업체에 대한 제재보다는 시장 질서 회복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생산과 선적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 수출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구조 재편과 품질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업체도 함께 규제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과열 상태다. 업체 수가 폭증하면서 브랜드 난립, 과잉 생산, 가격 경쟁이 반복됐고, 결국 일부 기업은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

이에 중국은 이제 양보다 질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단순한 산업 통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국 전기차의 신뢰 회복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허가제 도입으로 중국 내 자동차 제조사 또는 제조사의 승인을 받은 공식 법인만 수출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이 조치는 중국 업체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수출하는 테슬라,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허가제 적용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