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공장 대대적 혁신 작업
켄터키 루이빌 공장 전환
가성비 전기트럭 생산 예고

미국 자동차 업계의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무서운 성장세에 밀린 포드가 마침내 대규모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내연기관 공장을 통째로 전기차 공장으로 바꾸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2조8000억원 투입해 공장 완전 개조

포드는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내연기관 차량 생산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개조하는데 20억달러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화로 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개조 작업을 통해 기존 전기차보다 부품 수를 20% 줄이고 생산 속도도 15% 향상시킨 새로운 범용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다.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2027년부터 중형 4도어 전기 픽업트럭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새로 만들어질 전기 트럭의 기본 가격은 3만달러로 책정된다. 이는 한화로 약 4200만원 수준이다. 기존 포드의 인기 모델인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이 5만50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 셈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는 이번 공장 혁신을 20세기 초 컨베이어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던 시기에 비유했다. 그는 이를 모델 T의 순간이라고 지칭하며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모델 T는 포드 창립자인 헨리 포드가 1908년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도입해 처음 대량 생산한 모델로, 20세기 자동차 대량 생산과 소비의 시대를 열었다.
중국 업체와 정면 승부 선언

포드의 이번 결정은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다. 새로 만들어질 전기 트럭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차량과도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드는 자신했다.
팔리 최고경영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매우 어려운 과제에 대해 과감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디자인, 혁신, 유연성, 공간, 주행 성능, 유지비 등 모든 면에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저렴한 차량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새 플랫폼은 이번 픽업트럭 외에도 다양한 저렴한 차량 제품군에 두루 적용될 전망이다. 포드는 새 제품에 들어갈 리튬인산철 배터리도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미국에서 생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억달러 규모의 전환 투자는 미시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대한 기존 30억달러 투자와 맞물려 진행된다. 포드는 총 50억달러 투자로 약 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규모 투자는 포드로서는 일종의 승부수다. 지난 4월부터 미국 정부가 부과하기 시작한 자동차 및 부품 관세의 충격으로 지난 2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기차 보조금 폐지도 오는 9월 30일로 앞둔 상황이다.

팔리 최고경영자는 “과거 디트로이트 자동차 제조사들이 저가 차량을 생산하려다 공장 가동 중단과 감원, 불확실성에 직면했던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사업은 반드시 강력하고 지속 가능하며 수익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