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년 연속 국내 1위
벤츠와의 격차 더욱 벌려
테슬라 돌풍, 아우디 주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가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고, 전기차 강자 테슬라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독일 3사 간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승자는 점점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BMW, 3년 연속 독주 체제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새롭게 등록된 수입차는 13만8120대로, 전년 동기(12만5652대) 대비 9.9%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가운데, BMW는 3만8280대를 판매하며 전체 시장의 27.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3만2575대를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로, 점유율은 23.6%에 그쳤다. 양사 간 격차는 지난해보다 더 벌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119대였던 격차가, 올해는 5705대로 확대된 것이다.
BMW의 선전은 SUV와 전기차 전 라인업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X3, X5, X7 등 고급 SUV 모델의 안정적인 수요가 뒷받침됐고, i5, iX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판매도 꾸준한 성과를 냈다.
특히 BMW 그룹 코리아는 30주년을 맞아 한정판 모델과 온라인 판매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520i M 스포츠 프로 스페셜 에디션’과 ‘X5 M 스포츠 프로’는 출시 직후 1분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며, 브랜드 충성도를 입증했다.
벤츠의 반격, 모델별 판매에서 ‘선방’
브랜드 전체 판매량에서는 BMW가 우위를 점했지만, 단일 모델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다소 다르다. 테슬라 모델 Y가 1만5432대로 1위를 차지했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1만3428대로 BMW 5시리즈(1만1958대)를 앞질렀다.
E클래스는 지난해 완전 변경된 모델로 재출시되며, 국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다양한 트림 옵션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벤츠는 SUV 부문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GLC는 4261대, GLE는 3061대가 팔렸고, 특히 G클래스는 전년 대비 102.8% 급증한 1870대를 기록해 고급 이미지 구축에 기여했다.
그러나 전기차 부문에서는 BMW에 비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벤츠는 EQE 중심의 판매 구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의 여파를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의 약진, 아우디의 부진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1만9212대를 등록해 3위를 기록하며 아우디를 밀어냈다. 이는 KAIDA가 테슬라의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모델 Y의 부분 변경 모델인 ‘주니퍼’ 효과가 컸다. 5월에는 6570대를 판매하며 월간 기준 전체 수입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6월에도 6377대를 팔며 2위를 지키는 등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독일 3사 중 하나인 아우디는 주춤했다. 올해 상반기 4910대 판매로 7위에 머물렀고, 포르쉐(5763대)와 렉서스(7594대)에도 밀렸다. 이는 신차 출시 지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디는 전년 동기 대비 36.3% 성장하며 다시 3위권 복귀에 대한 기대를 남겼다. 특히 하반기에는 RS e-트론 GT와 1세대 A6 e-트론 등 신차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신차’와 ‘유통 전략’
한편 BMW는 올해 하반기에도 iX 시리즈의 부분 변경 모델과 M5 투어링 7세대 등 다양한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고성능 모델인 AMG 시리즈와 마이바흐 SL 등을 통해 반격에 나선다.
특히 벤츠는 국내 시장에 ‘리테일 오브 퓨처(ROF)’ 전략을 본격 도입하며 유통 체계 변화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차량 가격과 재고를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게 되어, 소비자 경험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에서는 BMW가 앞서가고 있지만, 벤츠는 럭셔리 세단과 SUV를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5시리즈와 E클래스의 재격돌, 유통 전략 변화가 수입차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