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속 주행도 위반, 비워두기
정체 외 주행 금지, 집중 단속
사고 유발, 매너 아닌 법규
주말 나들이를 다녀오던 이 모 씨(41)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고속도로 1차로에서 제한속도를 칼같이 지키며 주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뒤따르던 암행 순찰차에 의해 ‘지정차로 통행 위반’으로 적발된 것이다.
이 씨는 “제한속도 100km/h인 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한 것이 왜 잘못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관이 제시한 것은 범칙금 통고처분이었다.
속도보다 앞선 ‘차로의 목적’… 1차로는 ‘추월’ 전용
이 씨와 같은 많은 운전자가 고속도로 1차로를 그저 ‘빠르게 달리는 차선’으로 오해하곤 한다. “내가 제한속도 최고치로 달리고 있으니 뒤차에 비켜줄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른바 ‘1차로 말뚝 주행’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도로교통법은 고속도로 1차로를 속도와 관계없이 ‘앞지르기(추월) 차로’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주행 속도가 아닌 ‘목적’이다.
시속 100km로 달리든 그 이상으로 달리든, 앞차를 추월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반드시 2차로(주행 차로)로 복귀해야 한다. 법은 추월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1차로를 점유하는 행위 자체를 엄연한 불법으로 간주한다.
‘시속 80km’ 미만이 가르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
물론 1차로 주행이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유일한 예외 상황이 있다. 바로 도로의 ‘정체’ 시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차량 통행량이 많아 부득이하게 시속 80km 미만으로 통행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1차로를 주행 차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즉, 명절 귀경길처럼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 상황에서는 1차로 주행이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도로 흐름이 원활한 상황에서 나 홀로 정속 주행을 고집하는 것은 예외 없이 단속 대상이다.
최근 경찰은 암행 순찰차와 하늘 위의 드론을 투입해 이러한 ‘준법 착각’ 운전자들을 집중적으로 선별하고 있다. 단속 시 승용차 기준 범칙금 4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되며, 블랙박스 신고 시에는 5만 원의 과태료가 발생한다.
우측 추월 유도하는 ‘민폐 정속’, 대형 사고의 불씨
한편 1차로 정속 주행은 단순히 교통 흐름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뒤따르는 차량들이 앞지르기를 위해 사각지대가 많은 ‘우측’으로 무리하게 차선을 변경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쇄 추돌 사고 등 대형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결국 “나는 법(속도)을 지키고 있다”는 개인의 착각이 도로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셈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고속도로 매너의 정점은 1차로 비워두기”라며 “뒤차의 과속 여부와 관계없이 추월을 마쳤다면 즉시 주행 차로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