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머 EV 올해 국내 출시 예고
1000마력 넘는 압도적 성능
예상가 1억 원 중반대 예상
국내 대형 전기 SUV 시장에 전례 없는 폭풍이 예고됐다. 테슬라와 벤츠 등 세련된 도시형 전기차가 주류를 이루던 시장에, ‘군용 차량’의 거친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미국산 거구가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1992년 첫 등장 이후 전 세계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허머(HUMMER)’가 순수 전기차로 환골탈태하여 2026년 1분기, 즉 올해 초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과거 극악의 연비로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 불리던 전설의 귀환에 자동차 업계와 예비 오너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단종의 아픔 딛고 배터리 괴물로 진화… 246kWh의 압도적 위용
허머의 역사는 굴곡진 미국 자동차 산업의 단면을 보여준다. 1992년 민수용 험비로 시작해 GMC의 품에서 H1, H2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했으나, 2000년대 후반 환경 규제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2010년 씁쓸하게 단종됐다.
하지만 GM은 10년의 절치부심 끝에 전기차 기술을 집약한 ‘허머 EV’를 세상에 내놓으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과거의 연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선택한 무기는 246.8kWh라는 초대용량 배터리다. 이는 일반적인 승용 전기차 배터리의 3배에 달하는 수치로, 거구의 체구에 걸맞은 지구력을 확보했다.
1,000마력으로 3.5초 만에 주파… 4톤 거구의 믿기 힘든 질주
성능 수치는 더욱 경이롭다. 상위 모델인 3X 트라이모터는 최고출력 1,000마력, 최대토크 1,589.9kg·m라는 괴물 같은 힘을 발휘한다.
약 3.85톤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단 3.5초에 불과하다. 웬만한 슈퍼카를 추월하는 가속력이다.
여기에 350kW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10분 충전만으로도 약 160km를 주행할 수 있는 효율성까지 갖췄다. 기름을 길바닥에 뿌리고 다니던 과거의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낸 완벽한 반전이다.
꽃게처럼 걷고 핸들 놓고 달린다… 럭셔리 오프로더의 정석
단순히 힘만 센 것은 아니다. 허머 EV는 ‘크랩워크’와 더불어 후륜 조향을 극대화한 ‘킹크랩’ 모드라는 독보적인 기술을 선보인다.
네 바퀴를 같은 방향으로 회전시켜 대각선 주행을 가능케 하거나 뒷바퀴를 전륜보다 빠르게 회전시키는 이 기능들은 험로 탈출 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해 준다.
또한 GM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인 ‘슈퍼크루즈’가 탑재되어 고속도로에서 손을 떼고 주행하는 최첨단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등 최상위 모델에만 적용되는 기술로, 허머 EV가 럭셔리 기술의 집약체임을 증명한다.
1억 원 중반대 가격으로 승부수
한편 허머 EV의 미국 시장 기준 시작가는 약 1억 3,860만 원이며, 국내 출시가는 물류비 등을 고려할 때 1억 원 중후반대가 예상된다.
다만 최근 한국GM이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 책정으로 재미를 본 전례가 있어, 허머 EV 역시 공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향후 공개될 최종 국내 판매 가격이 4톤에 육박하는 육중한 차체와 주차 환경 등 물리적 제약을 극복할 만큼의 경쟁력을 갖출지가 이번 신차 흥행의 실질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