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기차 판매 2만5568대 기록
친환경차 비중 55.3% 역대 최고
14개월 침체 딛고 본격 회복세
한동안 침체됐던 전기차 시장이 최근 몇 달 새 분위기를 바꿨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던 전기차가 다시 도로 위를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5월부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석 달 연속 2만 대를 넘기며 상승세를 탔다. 이는 신차 효과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데 아이오닉9, EV4 같은 신모델 출시와 함께 선택 폭이 넓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전기차뿐 아니라 전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절반을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7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친환경차가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한 비율은 무려 55.3%였다.
전기차, 캐즘 극복?
전기차는 2022년 9월 처음으로 월간 판매 2만 대를 넘기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캐즘(chasm)’이라 불리는 수요 정체기에 빠졌다. 그러나 올 5월 14개월 만에 2만 대를 다시 돌파한 뒤, 6월과 7월에도 같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만55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4% 늘었다. 전기차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한 비중도 18.5%에 달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국내에서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라며 “시장이 전환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이오닉9·EV4 등 신차가 인기 견인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현대차의 아이오닉9, 기아의 EV4 등 굵직한 신차 출시가 있었다. 여기에 테슬라 모델Y의 부분 변경 모델, 수소차 넥쏘 신형 등 다양한 선택지가 더해지며 소비자 관심이 쏠렸다.
수소차도 성장세를 보였다. 7월 한 달간 판매량은 10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1.3% 급증했다.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은 7만6639대로, 전체 국내 판매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이는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이 팔린 두 번째 달이기도 하다.
해외 수출도 반등…트럼프 관세 여진 극복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친환경차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자동차 전체 수출액은 58억3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늘었다.
특히 친환경차 수출은 20억5400만달러로 10.7% 증가했다. 대수 기준으로는 6만8129대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성장을 이끌었다.
지역별로는 미국 시장에서 여전히 관세 여파가 이어지며 수출이 4.6% 줄었지만, 유럽연합과 기타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독일, 스웨덴, 튀르키예에서는 전년보다 최대 4배 이상 수출이 늘었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 7월 말, 한·미 간 자동차 관세 관련 협상이 타결되며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자동차 산업이 급변하는 무역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술 개발, 금융 지원, 신시장 개척 등을 다각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