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비중 22.6%로 휘발유차 첫 추월
EU 환경 규제 완화에도 전기차 대세론
1년 사이 휘발유차 점유율 6.5%p 급락
유럽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수십 년 만에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연합(EU) 지역 내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 비중이 22.6%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차(22.5%)를 앞질렀다.
이는 전통적인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친환경차 중심의 ‘전기차 대세론’이 시장 전반에 완전히 안착했음을 상징하는 결과다.
특히 불과 1년 전 33.3%에 달했던 휘발유차의 점유율이 단숨에 6.5%포인트 급락하며 시장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탄소 100% 감축’ 포기한 EU… 정책적 후퇴와 시장의 온도 차
주목할 점은 이번 기록이 EU 집행위원회의 환경 규제 완화 움직임 속에서 달성되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EU는 2035년부터 신차 탄소 배출량을 100% 감축하겠다던 당초의 강경한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목표치를 90%로 하향 조정하는 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뿐만 아니라 일부 내연기관차의 생존 가능성을 열어둔 파격적인 후퇴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유연성 확보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실질적인 수요는 이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33.7%)로 급격히 쏠리며 제도보다 빠른 기술 전환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신차 공세와 중국 브랜드의 습격… 테슬라 빈자리 메운 대안들
이러한 전기차 점유율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는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신모델 출시가 꼽힌다.
지난해 르노, 폭스바겐, BMW 등 유럽 로컬 브랜드들이 보급형부터 럭셔리급까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보강하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흥미로운 대목은 독주 체제였던 테슬라의 부진과 대비되는 중국 브랜드의 약진이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제조사들이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저탄소 철강이나 친환경 연료 사용을 서두르게 만드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가 견인하는 ‘현실적 전환’… 미래 SUV 시장의 향방
전기차의 추월이 고무적이지만, 유럽 시장의 가장 강력한 지배자는 여전히 하이브리드차(HEV)다. 34.5%의 연간 점유율을 기록한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의 익숙함과 전기차의 효율성을 동시에 잡으며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EU가 2035년 규제를 90%로 완화하며 내연기관차 판매의 숨통을 틔워준 것 역시 이러한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결국 향후 유럽 시장은 순수 전기차와 고효율 하이브리드가 상호 보완하며 휘발유차의 빈자리를 채우는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며, 제조사들의 기술적 대응력에 따라 시장의 판도는 더욱 가파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