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가 SUV 라인업의 새로운 확장형 모델 ‘보유에 EREV’를 공개하며 전기차 시장에 파격적인 주행거리를 제시했다.
순수 전기 주행거리 375km에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모드로 최대 1,525km를 달성해 중국 시장 내 EREV 모델 중 최상위 수준의 실용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하이브리드가 연비 개선에 집중했다면, EREV는 전기차의 정숙성과 장거리 주행 능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3세대 파워트레인’으로 평가된다.
지리자동차는 2025년 10월 대형 미니밴 갤럭시 V900 EREV(주행거리 1,200km)를 출시한 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SUV 세그먼트로 EREV 전략을 확대하며 순수 전기차(BEV)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압도적인 주행거리의 비밀, 발전용 엔진+대용량 배터리
보유에 EREV가 1,525km의 주행거리를 달성할 수 있었던 핵심은 ‘시리즈 하이브리드’ 구조다. 일반 하이브리드와 달리 엔진이 바퀴를 직접 구동하지 않고 오직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이를 통해 엔진을 항상 최적 효율 구간에서 작동시켜 연비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대용량 배터리로 375km의 순수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지리자동차는 배터리 용량과 발전용 엔진 제원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동급 모델인 갤럭시 V900의 사례(43.3~50kWh 배터리+1.5L 터보 엔진)를 고려하면 보유에 EREV 역시 50kWh 이상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고효율 소형 엔진을 탑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신은 “세부 사양은 생산 준비 완료 후 순차 공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EREV 시장의 급성장, BEV 위협하는 실용주의
보유에 EREV의 등장은 중국 시장이 순수 전기차(BEV)에서 EREV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현상을 반영한다. 중국 소비자들은 충전 인프라 부족과 주행거리 불안(레인지 앵자이어티)을 이유로 BEV보다 EREV를 선호하는 추세다.
실제로 폭스바겐-SAIC도 ID.에라 9X EREV(순수 전기 267km)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며 글로벌 완성차들도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샤오펑 G7 EREV, 보야 프리 EREV 등 중국 토종 브랜드와 경쟁하며 “최장 주행거리”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루일란 7과 유사한 수평형 주간주행등과 분리형 헤드램프를 적용하면서도, 실내는 대형 플로팅 디스플레이와 플라이미 사운드 시스템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차체 크기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루일란 7(전장 4,690mm, 휠베이스 2,775mm)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출시 가능성 낮지만, 글로벌 파워트레인 지형도 변화 예고
한편 보유에 EREV는 중국 내수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출시 가능성은 낮다. 한국 시장은 현대차 투싼·싼타페, 기아 쏘렌토·스포티지 등 기존 SUV 강자들이 포진해 있고, 중국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또한 지리자동차의 국내 유통망도 전무한 상황이다.
그러나 EREV 기술이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과도기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유럽에서는 여전히 배터리 원자재 가격과 충전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북미에서도 장거리 주행 수요가 강하다. 업계에서는 EREV가 글로벌 시장에서 과도기 솔루션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리 보유에 EREV는 1,525km라는 주행거리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파워트레인 시대를 예고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가 글로벌 완성차들의 향후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