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캠리·프리우스에 혼다 어코드까지”…급격한 가격 인상에 아무도 안 찾아

신차급 日 세단 중고차 시세 급락
1000만원 가격 인상이 부른 참사
구형 모델의 시세는 오히려 상승

한때 탄탄한 중고차 시세를 자랑하던 일본 브랜드 세단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토요타 캠리, 프리우스, 혼다 어코드 등 대표 모델들이 잇따라 시세 하락을 겪으며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인기 하락이 아니라, 신차 가격 인상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본차 ‘신형’만 하락…이례적 현상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 K Car(케이카)가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일본 브랜드 중고 세단의 시세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등장한 토요타 캠리 XV80은 현재 4600만원으로, 6월 대비 1.1%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프리우스 5세대는 2.3% 하락한 3350만원, 혼다 어코드 11세대도 2.1% 하락해 3525만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구형 모델의 시세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는 것이다. 캠리 XV70은 2732만원으로 0.8% 상승했고, 프리우스 4세대 역시 1.1% 오른 1961만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세대가 바뀌면 구형 모델의 시세가 떨어지는 것이 상식인데, 정반대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신차가 1천만원 껑충…소비자들 ‘부담’

이 같은 역전 현상의 배경에는 일본차 브랜드의 ‘가격 전략’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토요타는 최근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를 거친 캠리와 프리우스의 신모델 출고가를 전작보다 약 1000만원 가량 인상했다.

여기에 할인이나 프로모션도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소극적인 편이어서, 신차가 기준으로 중고차 시세마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다.

결국 소비자들은 “이럴 바엔 차라리 국산 준대형을 사지”라며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며 거래가 부진해지고, 수요가 줄자 시세는 자연스럽게 하락하고 있다.

일본차 프리미엄, 이제는 옛말

한편 업계에서는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이 원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가격을 대폭 올렸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선택의 폭을 과소평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산차와 유럽 브랜드들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차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던 소비자들마저 “이 정도 가격이면 유럽차나 국산 프리미엄 모델로 눈을 돌리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일본차의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조은형 케이카 PM팀 애널리스트는 “일본차의 국내 시장 주력 차종은 중형 세단인데, 최근 출시한 모델들의 가격대는 국산 준대형 세단 등 다른 선택지와 겹치는 경우가 많아 판매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형 모델의 시세 변화와 비교하면 신차급 차량의 시세 변화는 하락폭이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