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전쟁, 결국 기아가 웃었다”…테슬라 독주 막아 세운 3천만 원대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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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5 (출처-기아)

기아가 2026년 1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3,628대를 판매하며 동월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테슬라(1,966대)를 약 1,600대, 중국 BYD(1,347대)를 2,000대 이상 앞선 수치다.

테슬라가 2025년 12월 말 모델3 퍼포먼스 AWD를 최대 940만원까지 파격 할인하며 가격 경쟁을 촉발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

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 전쟁’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테슬라는 2025년 연간 59,893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01.3%의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고, 모델Y 주니퍼는 수입차 전체 모델 중 1위에 오르며 공세를 강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의 역습은 선제적 가격 정책과 라인업 확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보조금 후 3,400만원대, 진입장벽 대폭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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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5 (출처-기아)

기아의 승부수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었다. 연초 중형 전기 SUV EV5 롱레인지를 280만원, EV6를 300만원 인하하며 가격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신규 출시한 EV5 스탠다드 트림은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가 3,400만원대로 형성됐다.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Y(4,999만원), BYD 씨라이언7(4,000만원대 초반)과 비교해도 가격 우위를 확보한 셈이다.

또한 가격 인하 후 EV6의 경우 스탠다드 라이트 트림이 4,36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롱레인지 라인업은 4,760만원~5,640만원에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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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Y 스탠다드 (출처-테슬라)

반면 테슬라는 모델Y RWD를 300만원 인하한 4,999만원에 판매하며 맞대응에 나섰지만, 초기 구매 비용이 부담스러운 실수요자들은 기아 쪽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구매의 최대 걸림돌인 초기 비용이 낮아지면서 관망 수요가 실구매로 전환된 것이다.

라인업 확장과 사양 강화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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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출처-기아)

기아는 가격 인하에 그치지 않고 라인업 확대와 상품성 강화를 동시에 추진했다. EV3·EV4·EV9의 2026년식 모델을 출시하며 안전 및 편의 사양을 보강했지만 가격은 동결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특히 대형 전기 SUV EV9에는 신규 엔트리 트림 ‘라이트’를 추가해 진입 가격을 낮추며 세그먼트 확장을 꾀했다. 또한 EV3·EV4·EV5의 고성능 GT 라인업 출시를 예고하며 다양한 수요층을 겨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엔트리급부터 프리미엄, 고성능까지 전 라인업을 아우르는 전략이다. 이는 테슬라가 모델3와 모델Y 중심의 제한된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대비되는 접근법이다. 업계는 기아의 전략이 다양한 연령대와 예산대의 소비자를 흡수하는 데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일시적 성과인가, 구조적 반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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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3 GT (출처-기아)

다만 기아의 1월 성과가 연간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테슬라는 2025년 한 해 동안 101.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고, 모델Y 주니퍼의 상품성은 여전히 강력하다.

업계는 테슬라가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과 브랜드 파워, 그리고 추가 가격 인하 여력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1월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라인업과 서비스 지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스탠다드부터 고성능 GT까지 선택 폭을 넓혀 연간 실적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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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4 GT (출처-기아)

한편 기아는 2026년 연간 판매 목표를 335만 대(전년 대비 6.8% 증가)로 설정하고, 매출액 122조 3천억 원, 영업이익 10조 2천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