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니로 하이브리드가 중고차 시장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인증중고차 시세 조회 서비스 ‘하이랩’에 따르면 19~22년식 니로 하이브리드의 평균 시세는 주행거리 3만km 무사고 기준 1,636~2,903만 원대로 형성됐으며, 지난해 12월 경기도에서만 123건이 거래되며 지역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인기를 넘어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2012년 21만 6천여 대로 정점을 찍었던 경차 시장이 2021년 10만 대 이하로 급락한 가운데, 연비 20.8km/L를 자랑하는 니로 하이브리드가 경차의 핵심 장점이었던 ‘연비 효율성’을 완전히 압도하며 실속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6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 가격대
니로 하이브리드의 중고차 가격 경쟁력은 주행거리에 따라 세분화된다. 1만km 이하 저주행 매물은 1,657~2,949만 원대로 형성된 반면, 10만km 이상 고주행 매물은 1,347~2,289만 원대까지 하락해 선택 폭이 넓다.
특히 2020년식 모델이 전체 거래의 35.3%를 차지하며 118건 판매되어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2021년식 117건, 2019년식 98건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 거래량을 살펴보면 경기도 123건을 필두로 서울 50건, 인천 30건, 부산 21건, 전남 18건, 충남 15건 순으로 수도권 집중도가 높았다. 신차 가격이 3,2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이상 경과한 중고차의 가격 메리트는 분명하다.
경차 넘어선 연비, 30대 남성이 가장 선호
니로 하이브리드의 핵심 경쟁력은 공인 복합 연비 20.8km/L에 있다. 미국 EPA 기준으로는 53MPG(약 22.7km/L)를 달성해 2025년 US News & World Report 선정 최고의 연비 SUV 1위에 올랐다.
1.6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해 시스템 출력 139마력을 구현하며, 전장 4,355mm, 전폭 1,805mm, 전고 1,545mm, 휠베이스 2,700mm의 준중형 SUV 체급을 갖췄다.
구매층 분석 결과 30대 남성이 2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30대 여성 13.8%, 40대 남성 13.2%, 50대 남성 10.4%, 50대 여성 8.8%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 단위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장년층의 선택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경차 시장 잠식하는 하이브리드 SUV의 역습
한편 니로 하이브리드의 중고차 시장 강세는 경차 세그먼트의 구조적 위기를 반영한다. 기아 레이와 현대차 캐스퍼의 풀옵션 모델이 2,000만 원에 육박하면서, 같은 예산으로 더 넓은 공간과 우수한 연비를 제공하는 소형 SUV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 판단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는 과거 경차의 독보적 강점이었던 연비가 니로 하이브리드(20.8km/L), 코나 하이브리드(19.8km/L) 등에 의해 완전히 무력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신차 시장에서 외면받는 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는 역설이다. 지난해 국산 중고 승용차 거래 순위에서 기아 모닝(1위), 쉐보레 스파크(2위), 기아 레이(4위)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는 신차 가격 부담을 느낀 실속파 소비자들이 저렴한 유지비를 갖춘 중고 경차로 몰린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