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역사가 무너졌다”…한때 40% 팔리던 곳인데, BYD·샤오미한테도 ‘완패’

드레스덴 공장 폐쇄
중국 판매 부진 직격
3만5천 일자리 축소
Volkswagen Dresden plant closes
폭스바겐그룹 독일 ‘드레스덴’ 공장 폐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폭스바겐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 공장의 생산을 멈추며, 창사 88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혀온 중국 판매가 흔들리고, 전기차 전환도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비용 구조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상징으로 쓰던 드레스덴이 멈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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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 독일 ‘드레스덴’ 공장 폐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드레스덴 공장은 2001년 문을 열었지만 누적 생산은 20만 대 수준에 그친 소규모 라인이다. 폭스바겐은 이곳을 대량 생산기지라기보다 기술력을 보여주는 쇼케이스로 운영해 왔다.

초기엔 고급 세단 페이톤을 조립했고, 이후 e-골프와 최근 ID.3 등 전기차를 생산하며 일반 고객 체험 프로그램과 품질·주행 테스트 기능까지 함께 맡겼다.

이번 폐쇄는 지난해 10월 노사가 합의한 구조조정의 첫 단추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독일 내 생산을 73만4천 대가량 줄이고, 오스나브뤼크 공장도 2027년까지 생산 중단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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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 독일 ‘드레스덴’ 공장 폐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볼프스부르크의 일부 물량은 멕시코 푸에블라로 옮겨 고정비 부담을 낮춘다. 인력은 3만5천 개 이상 줄이되 강제 해고 대신 희망퇴직과 고령자 근로시간 단축을 활용했다.

또한 임금 5% 인상분을 기금으로 적립해 보상금과 설비 재배치 비용 등에 쓰기로 했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CEO가 “경제적 관점에서 필수”라고 못 박은 배경이다.

중국에서 밀린 대가…외부 변수도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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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 독일 ‘드레스덴’ 공장 폐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폭스바겐그룹은 3분기 순손실 10억7천만 유로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3.6%에서 -1.6%로 꺾였다. 매출의 40% 이상을 기대온 중국에서 1~9월 인도량이 12% 넘게 줄었고, 전기차는 8만5천 대로 40% 이상 감소했다.

BYD와 샤오미 등 토종 브랜드의 공세에 ‘현지 맞춤형’ 상품 투입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시카우였던 포르쉐도 3분기 영업손실을 냈고, 중국 판매는 26% 감소했다. 배터리 자회사 셀포스 청산 등 투자 차질까지 겹치며 부담이 커졌다.

흥미로운 대목은 중국 공장이 아니라 독일 공장이 먼저 멈췄다는 점이다. 중국은 인건비와 고정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생산량 조정도 유연해, 당장의 비용 절감은 독일이 더 ‘빠른 카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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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 독일 ‘드레스덴’ 공장 폐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여기에 미국의 고율 관세(유럽산 25%)로 추가 비용이 최대 50억 유로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고, 이후 관세가 15%로 낮아졌어도 부담은 남는다.

전기차 캐즘과 내연기관 판매 금지 시한 조정 움직임까지 겹친 만큼, 폭스바겐은 중국 철수 대신 현지화와 전략 수정으로 반전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한편 독일 공장 폐쇄는 폭스바겐이 ‘중국 회복’과 ‘유럽 비용 절감’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향후 관건은 중국 시장에 맞춘 신차 투입 속도, 그리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얼마나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