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과징금, 그룹 판 흔든다
SK, 해외 지분 팔아 자금 확보

해킹 사고로 3천억 원대 과징금이 예고된 SK텔레콤이 2분기 영업이익마저 거의 같은 규모로 급감하며, 사실상 ‘수입 0원’ 위기와 마주했다.
그룹 차원의 위기감은 결국 해외 투자 매각으로 이어졌고, SK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의 지분을 전량 매도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벌어도 남는 게 없다’… 줄어든 이익, 커지는 벌금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말, SK텔레콤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사전 처분 통지를 보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객 통지의 적정성과 보안조치 이행 여부 등이 중점적으로 검토됐다.
과징금은 매출액의 최대 3%까지 부과 가능하며, 지난해 SK텔레콤의 무선통신사업 매출 12조 7천억 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최대 3천억 원대 중반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3천383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개인정보위는 8월 27일 또는 9월 전체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그에 앞서 의견서와 증거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실적은 뚝, AI 빼고는 전부 마이너스

SK텔레콤이 6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4조 3천388억 원, 영업이익은 3천3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37.1%, 순이익은 76.2% 감소했다.
해킹 사고 이후 고객 이탈, 유심 교체, 대리점 보상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AI 관련 사업은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AI 데이터센터는 매출 1천87억 원으로 13.3% 증가했고, AIX 사업도 B2B 수요 증가로 15.3% 성장했다.
SK텔레콤은 울산과 구로에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장기적으로 연 1조 원 이상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SK그룹, 해외 투자 지분 매각으로 현금 확보

SK그룹은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의 보유 지분 6.05%를 전량 매각했다. 이번 매각은 올해 초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됐으며, 총 매각 대금은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빈그룹 주가 상승과 환차익까지 반영하면 전체 회수 금액은 1조 3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SK는 2019년 약 1조 1천억 원을 투자해 빈그룹의 4대 주주에 올랐으나, 이번에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확보한 자금은 그룹 차원의 재무 구조 안정화와 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주식 매각과는 별개로 빈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해킹 사고와 그에 따른 규제 대응은 단순한 보안 이슈를 넘어, SK그룹의 재무 전략과 사업 재편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SK텔레콤은 정보 보호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고객 신뢰 회복 없이는 실적 반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