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에서 소비자들 비명
물가·성장률·고용 모두 흔들려
관세 부메랑, 美 경제 덮쳤다

미국 전역에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한 고율 관세 정책이 무역수지 개선이라는 단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 성장 둔화 등 부작용이 빠르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방향은 무역 보호였지만, 실질적인 피해는 미국 내 소비자와 기업이 떠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역적자 줄었지만… 체감 효과는 ‘정반대’

미국 상무부는 6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602억 달러로 전월 대비 115억 달러(16.0%) 감소했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95억 달러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산 수입은 189억 달러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이는 양국 간 치열한 관세 경쟁이 일부 완화된 영향이다. 지난 5월 제네바 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100%를 넘기던 관세를 90일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기본 10% 관세와 펜타닐 품목에 대한 20% 관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대중국 평균 관세율은 51.1%로 높은 수준이다.
무역수지 수치는 개선됐지만, 내부 경제 지표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실질 소득 감소… 소비 여력 급감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18.4%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관세 인상은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를 1.8%포인트 상승시키고, 가구당 연 평균 2400달러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소비는 크게 위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소비자들이 다시 가격 대비 성능을 우선시하는 소비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대형 유통 체인 크로거는 자체 브랜드 제품 판매가 증가했고, 할인 쿠폰 사용도 늘었다고 전했다. 반면 고가 외식업체는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가전, 가구, 장난감 등 고관세 품목의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관세 충격이 이제 소비자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률 둔화·고용 위축 우려도 커져

관세 정책의 부작용은 거시경제 지표에도 드러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1.2%(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2024년(2.8%)보다 크게 낮아졌다.
노동시장도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은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고용 위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무역전쟁의 비용을 점차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관세 부담을 떠안아 온 외국 기업들도 더는 이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미국의 경제 주권을 되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 소비 위축과 성장 둔화를 고려할 때 장기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정책의 목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정부가 얼마나 빨리 인식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