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마일링으로 1705km 신기록
루시드 에어 기록 500km 돌파
200kWh 초대용량 배터리 탑재
“한 번 충전에 1700km를 넘게 달렸다.”
현실이라기엔 믿기 힘든 이 수치는 실제 도로에서 검증된 기록이다. 쉐보레의 전기 픽업트럭 ‘실버라도 EV’가 단 한 번 충전으로 무려 1,705km를 주행하며 새로운 세계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번 실험은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전기차의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기술적 도전이었다. 실제 도로 환경에서 이뤄진 실험 결과는 전기차의 한계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한의 효율 주행, 하이퍼마일링
GM은 2026년형 실버라도 EV를 활용해 ‘하이퍼마일링(Hypermiling)’이라는 극한 효율 주행 기법을 적용했다. 목적은 단 하나, 배터리 효율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속도는 시속 32~40km로 제한했고, 공조장치인 에어컨은 껐다. 창문을 살짝 열어 공기 흐름을 조절하고, 적재함에는 토노 커버를 장착해 공기저항을 줄였다. 급가속과 급제동도 철저히 피했고, 스페어타이어를 제거해 무게를 최소화했다.
실험에 동원된 차량은 GM의 ‘얼티엄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초대형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이다. 배터리 용량은 무려 200kWh에 달하며, 현재 양산된 전기 픽업트럭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다.
의미 있는 기록, 허상이 아닌 이유
한편 이번 기록이 일반적인 운전 상황과 다르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지 ‘기록용’ 실험으로 치부하기엔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실험은 미국 공도에서 실제 운전 조건에 가까운 환경에서 진행됐으며, 동일한 조건에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도 960km 이상 주행했다.
이는 전기차 주행거리가 단순한 스펙뿐 아니라 운전 방식에 따라 극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GM은 이 실험을 통해 배터리 성능만이 아닌,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GM의 배터리 부문을 총괄하는 커트 켈티 부사장은 “이번 성과는 단순한 주행거리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배터리 화학부터 소프트웨어 최적화까지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