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차, 여자의 공통점이 있다. 연식이 될수록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고, 보수를 하기 전까지는 아무리 쓸고 닦아도 추하다.”
방송인 안선영이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성형 시술 후기 영상에서 한 이 발언이 여성비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술 경험담을 공유하려던 콘텐츠는 여성을 물건에 비유한 표현으로 인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솔직함’과 ‘비하’ 사이의 경계선이다. 안선영은 “직업 특성상 몸에 투자해야 한다”며 수익의 5~10%를 성형 시술에 쓴다고 밝혔다.
손등 필러까지 받았다는 고백은 연예인의 외모 관리 압박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연식’, ‘감가상각’, ‘재투자’ 같은 자산 관리 용어로 표현하며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외모지상주의를 넘어 ‘사물화’로
온라인 공간에서는 “외모지상주의 조장을 넘어 여성을 소모품 취급한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특히 “100세 시대 아니냐. 관리를 잘한 사람이 박수받는 시대가 됐다”는 발언은 노화 자체를 ‘결함’으로 규정한다는 해석을 낳았다.
한 누리꾼은 “늙는 게 왜 추한가. 자연스러운 노화를 부정하는 건 모든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안선영의 발언은 한국이 ‘성형 강국’이라는 위상과 맞물려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상 제작진이 “우리나라 특산품이 아이돌, 반도체, 성형수술”이라 언급한 것처럼, 한국의 미용 시술 산업은 세계적 수준이다.
하지만 이것이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커지는 상황이다. 방송인이라는 공적 인물이 이를 ‘당연한 투자’로 프레임화하며 일반 여성들에게까지 압박을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판 지우기로 번진 2차 논란
논란이 확산되자 제작진은 “출연자가 봤을 때 불쾌할 수 있는 댓글은 삭제하고 있다”며 일부 비판 댓글을 정리했다. 이 대응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지우는 건 책임 회피”라는 2차 논란이 불붙었다. 비판을 ‘불쾌한 감정’으로 치부하며 대화를 차단한 것이 문제 인식 자체가 없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이야기”, “솔직해서 공감된다”는 옹호 의견도 있다. 실제로 외모 기반 직종 종사자들이 느끼는 압박과 투자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 현실을 설명하는 언어가 여성 전체를 대상화하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안선영 논란은 개인의 실수를 넘어 한국 사회가 여성의 외모를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관리 받는 여성’과 ‘관리 안 된 여성’을 나누고, 후자를 ‘추함’으로 규정하는 시선은 나이 듦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든다. 성형 시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강요하는 사회 구조와 이를 정당화하는 언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