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SUV 시장의 전설로
하이브리드·전기차로 진화 예고
현대차, 인도 SUV 시장 주도권

누적 120만대 판매를 돌파한 현대차 크레타가 인도 시장에서 SUV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첫 출시 이후 중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크레타는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았고, 이를 기념하는 대규모 이벤트와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특히 2027년에는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선보일 예정이어서, 향후 전동화 전환 속도까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도 시장을 지배한 ‘크레타 신화’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21일, 크레타 출시 10주년을 맞아 구루그람 본사에서 ‘레거시 드라이브’라는 이름의 대규모 퍼레이드를 열었다. 100대의 크레타 차량이 도로 위를 수놓으며 그동안의 여정을 기념했다.
2015년 첫 출시된 크레타는 현재까지 인도 내수 시장에서 120만대, 해외 수출 28만7000대를 돌파하며 중형 SUV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2016년부터는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세그먼트 판매 1위를 지켜오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도 3개월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상품성 강화 전략도 주효했다. 2020년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나이트 에디션(2022년), 어드벤처 에디션(2023년) 등 다양한 특화 모델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한 결과, 2024년 상반기 판매 차량 중 70% 이상이 선루프를 포함한 고급 트림에서 나왔다. 첫 차로 크레타를 선택한 고객 비중도 4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크레타는 인도뿐 아니라 중동, 남미, 아시아 등 13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현대차 인도 생산기지의 핵심 수출 모델로 자리잡았다.
전기차 돌풍…이젠 하이브리드까지

전기차 모델 ‘크레타 일렉트릭’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에만 5472대가 팔리며, 현대차 전체 전기차 판매량(5562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인도 전기차 판매량이 786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7배 이상의 성장이다.
이 같은 흐름대로라면 현대차는 올해 인도 시장에서 연간 1만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대비 13배가 넘는 성과로, 인도 내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의 전략은 단순한 전기차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2027년에는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 ‘3세대 크레타’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1.5L 가솔린 엔진과 영구자석 동기 모터(PMSM), 1.32kWh 리튬이온배터리가 결합돼 총 출력 141PS, 최대 토크 265Nm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인도 정부 정책과 현지화 전략의 시너지

한편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도 정부의 정책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다.
인도 정부는 최근 ‘인도 승용 전기차 제조 촉진 정책(SPMEPCI)’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현지 생산 차량에 대해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 내 전기차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배터리 및 전기차 주요 부품을 생산 중이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테슬라나 BYD 등과 비교해도 더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레타 일렉트릭의 흥행은 현대차가 인도 시장 전기차 3대 제조사로 올라설 수 있는 결정적인 발판”이라며 “앞으로도 2030년까지 신차 5종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인 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는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