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세에도 280% 폭증하더니 “본격적인 유럽 공략”…결국 BYD의 선택은?

EU 제재에도 전기차 판매 급등
BYD, 유럽 세 번째 공장 저울질
中-스페인 밀착 속 전략적 전진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BYD가 유럽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80% 급증한 것으로 관세 압박 속에서도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유럽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BYD는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제조 단가가 낮고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잘 갖춰진 스페인에 자동차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기차 생산의 ‘신흥 허브’

이번 자동차 생산기지 스페인행이 현실화될 경우, BYD는 헝가리와 튀르키예에 이어 유럽 내 세 번째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BYD는 이미 헝가리에 연내 완공을 목표로 한 공장을 건설 중이며, 튀르키예에는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 원)를 투자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은 단순히 물류비 절감이나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현지 생산은 ‘관세 회피’를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BYD는 향후 3년 안에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 전략의 연장선에서 스페인이 ‘다음 거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정치·외교적 복선이 스페인을 선택한 이유

스페인이 BYD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정치·외교적 복선도 깔려 있다. 올해 들어 중국과 스페인 양국은 외교 및 통상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했다. 양측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약속하며, 무역·투자·녹색 기술 등 다방면의 협력 확대를 선언했다.

6월에는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마드리드를 방문해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투자 협력을 논의했다. 또한 이달 중엔 스페인 외무장관도 방중을 예고한 상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페인이 지난해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안 표결에서 기권했다는 점이다. EU 22개국 중 스페인을 포함한 12개국이 찬반 없이 기권한 가운데, 이는 중국에 ‘우호적 신호’로 해석됐다.

독일 아닌 스페인? 비용과 정책으로 갈려

한편 BYD는 당초 독일을 후보지로 두고 공장 건설을 고려했었다. 하지만 독일은 인건비와 전력비가 지나치게 높아 BYD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스페인은 생산 비용이 낮을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친환경 전기차 생산의 적지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유럽 내 두 번째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점도 매력 요소다.

특히 지난 2020년에는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시설 유치를 위해 50억 유로 규모의 대규모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후 독일 폭스바겐과 중국 체리자동차, CATL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에도 성공한 바 있다.

로이터는 “BYD의 스페인 진출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테슬라와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며 “스페인이 전기차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려는 계획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