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시키고 성능까지 확보”…현대차∙기아 신차에 순차 적용 예정

탄소 저감 스틸벨트 기술 개발
재활용 철 스크랩 80% 이상 사용
차량 1대당 참나무 1그루 효과

주행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획기적으로 줄인 기술이 국내에서 탄생했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이 기술은 ‘탄소 저감 스틸벨트’로 향후 출시할 신차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이 기술은 철광석 대신 재활용 철 스크랩을 주원료로 사용해 기존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2%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철에서 찾은 해법

현대차∙기아는 지난 23일,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내구성과 성능을 모두 갖춘 타이어 스틸벨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타이어 내부에 삽입되는 스틸벨트 부품이다. 스틸벨트는 주행 중 차량 하중을 지탱하고, 비틀림과 변형을 막아 타이어의 안정성과 수명을 결정짓는 부품이다.

기존에는 철광석을 고온의 고로에서 녹여 강철을 생산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탄소 저감 스틸벨트는 80% 이상을 재활용 철 스크랩으로 대체했다. 여기에 전기로 기반 제조 방식을 적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였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이 기술을 차량 1대에 적용할 경우 약 3kg 상당의 탄소 저감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성목 한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성능은 높이고, 환경부담은 낮춰

또한 현대차∙기아는 재활용 소재에 최적화된 특수 열처리 기술을 접목해, UT(Ultra-Tensile)급 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강도 철선을 구현해 거친 도로 환경에서도 주행 안정성과 조향성 모두를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친환경’과 ‘고성능’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모두 잡은 점에서, 기존의 탄소 저감 기술과는 차별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승현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 상무는 “이 기술은 단순한 성과가 아니라, 국내 대표 소재 및 자동차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함께 만들어낸 협력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기술 완성도를 더욱 높여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차세대 친환경 차량의 미래를 제시하는 ‘EV3 스터디카’를 공개하고, 재활용 플라스틱과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저탄소·재활용 소재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