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 리콜 대수가 전년 대비 70% 가까이 급감한 가운데, KG모빌리티와 볼보는 정반대로 네 자릿수 비율의 리콜 폭증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하는 현대차·기아의 품질 개선 효과가 가시화됐지만, 중소 브랜드의 구조적 결함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현대차·기아 80% 급감, 품질 개선 신호
4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전체 리콜 차량은 182만7816대로 전년(578만3188대) 대비 68.4% 감소했다.
현대차(51만6407대)는 80.7%, 기아(44만3112대)는 74.2% 각각 줄어들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설계 검증 강화 성과가 뚜렷했다. 반면 KG모빌리티는 11만4512대로 2283.2%, 볼보는 19만3788대로 8789.4% 폭증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현대차·기아의 리콜 급감은 2024년 대규모 리콜 이후 투입된 선제적 품질 투자의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2월 포터Ⅱ EV 등 14만1125대의 12V 배터리 센서 설계 오류, 9월 펠리세이드 2만7656대의 보닛 잠금장치 강건성 부족 문제를 처리했다.
기아 역시 5월 셀토스·스포티지 1만2949대의 고압파이프 제조 불량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 리콜을 진행했으나, 전체 규모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장치별로는 전기장치 결함이 65만4952대로 가장 많았고, 원동기(31만5631대), 실내안전장치(25만5735대) 순이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배터리 및 전자제어 시스템 결함이 여전히 주요 리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4년 연간 3조 원 이상 투입한 R&D 투자가 설계 검증 단계에서 결함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KG모빌리티 11만대 화재 위험 리콜
KG모빌리티의 리콜 폭증은 G1.5 가솔린 엔진의 구조적 결함이 원인이다. 1월 티볼리 7만18대와 코란도 3만7914대가 냉각팬 레지스터 코일 과열로 인한 주정차 중 화재 발생 가능성으로 리콜됐다.
대상 차량은 2019년 5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6년간 생산된 모델로, 장기간 미해결 상태로 방치된 설계 결함이 일괄 처리된 것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고객 안전을 위한 예방 차원의 선조치”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화재 사고 발생 전 대응한 점은 긍정적이나 6년간 결함을 방치한 품질관리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약 11만대 규모의 리콜 비용 부담과 함께 브랜드 신뢰도 회복이 과제로 남았다.
볼보 소프트웨어 결함, 수입차 신뢰도 타격
볼보는 4월 XC60·S90·XC90 등 8개 차종 9만5573대의 사고기록장치(EGR) 소프트웨어 오류로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다. 운행 정보가 정상 작동하지 않을 경우 사고 발생 시 보험 청구 및 법적 분쟁에서 증거 자료 확보가 불가능해지는 치명적 결함이다. 여기에는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러인 XC60(연 4~5만대 판매)이 포함돼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50% 이상 리콜을 감소시킨 반면, 볼보의 소프트웨어 품질 문제는 유럽 규제를 통과한 시스템이 한국 시장에서 결함으로 드러나며 글로벌 QA 프로세스의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2026년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현대차 제네시스 G80, 기아 K9 등 국산 고급 세단이 수입차 대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한편 2025년 리콜 통계는 국내 완성차의 품질 경쟁력 강화와 중소·수입 브랜드의 구조적 취약점이 동시에 부각된 한 해로 기록됐다.
특히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도를 회복할 기회를 잡은 반면, KG모빌리티와 볼보는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품질관리 체계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