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만들면 팔수록 손해?”…현대차·기아 근로자들 일감 걱정에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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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미 전기차 수출 87% 급감 (출처-현대차그룹)

한국의 대미 전기차 수출이 지난해 1만 2,166대에 그쳐 전년 대비 86.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4일 발표에 따르면 전체 전기차 수출에서 미국향이 차지하는 비중도 35.0%에서 4.6%로 8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전기차 수출이 본격화한 2022년 이후 최저치다.

급감의 직접적 계기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액공제 폐지다. 지난해 7월 감세법 통과로 개인 구매자 대상 7,500달러(약 1,040만원)의 보조금이 9월 30일자로 종료되면서 실질 구매 가격이 평균 16% 상승했다. 업계는 이로 인해 미국 전기차 수요가 연간 최대 31만 7,000대(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지 생산 확대로 수출 대체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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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관세 대응 차원에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보조금 폐지에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구조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완성차를 수출하는 방식보다 현지 생산·판매 전략으로 선회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혜택 수정에 대비한 선제적 포지셔닝으로도 해석된다.

문제는 현지 생산 확대가 국내 전기차 생산 캐파시티 유휴화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실제로 한국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향 물량이 급감하면서 울산·아산 등 주요 전기차 생산라인의 가동률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배터리 공급망 연쇄 위기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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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출처-출처-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수출 급감의 여파는 배터리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일부터 미국 오하이오·테네시 소재 얼티엄셀즈 1·2공장의 가동을 6개월간 중단한다.

합산 90GWh의 생산능력이 사실상 멈추는 것이다. 여기에 프로이덴베르크 배터리파워시스템(FBPS)과의 3조 9,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 해지가 겹치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 시나리오는 완전히 붕괴했다는 평가다.

국내 업계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당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정책 엇박자 속 전략 재점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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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깃발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편 미국은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함께 내연차 연비 규제까지 완화하는 이중 정책을 펼치고 있다. EU 역시 2035년 내연차 완전 금지 계획을 수정해 e-Fuel 등 10% 예외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반면 한국은 2028년부터 하이브리드 인정 비율을 0.8점에서 0.3점으로 대폭 삭감하며 전기차 중심 정책을 강화 중이다.

미국과 유럽이 전기차 정책의 속도 조절에 나선 반면, 한국 정부는 2030년 신차 판매의 50%를 무공해차로 의무화하는 초강도 규제를 지난 1월 5일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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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출처-현대차그룹)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보조금 폐지로 하이브리드 세그먼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과 규모의 경제로 전기차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글로벌 정책의 급격한 분화 속에서 한국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의 전략 재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