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렉서스, 볼보, 아우디까지 “수입차 3위 자리 대혼돈”…과연 승자는?

수입차 시장 3위 경쟁 치열
렉서스·볼보·아우디 대혼돈
테슬라 단일 모델 1위 차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와 BMW가 1·2위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3위 자리를 놓고는 판이 요동치고 있다.

하이브리드 강자인 렉서스를 비롯해, 볼보와 아우디가 연이어 반격에 나서며 삼파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단일 모델 판매량만으로 시장을 흔든 테슬라까지 가세하면서, 수입차 시장이 그야말로 ‘대혼돈’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렉서스, 하이브리드만으로 1만대 돌파

올해 1~8월 기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수입차 판매량을 보면 렉서스는 1만212대를 판매하며 3위에 가장 근접한 위치에 올랐다. 이는 하이브리드 전략 하나로 이뤄낸 성과다.

특히 ES300h는 4247대가 판매돼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6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NX350h와 RX350h도 고르게 팔리는 등 브랜드 전체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9% 증가한 수치로 신차 출시 없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렉서스는 연비와 정숙성, 친환경성에 초점을 맞춘 하이브리드 라인업으로 ‘조용한 돌풍’을 일으켰으며 한·일 관계 개선으로 ‘노 재팬’ 기류가 누그러진 점도 소비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볼보, 하반기 신차 투입으로 반격 예고

볼보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수입차 3위였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1~8월 판매량이 9095대로 전년 대비 7.6% 줄었다. 하이브리드 강자인 렉서스에 밀린 것이다.

하지만 반격은 시작됐다. XC90, S90, XC60, EX30 크로스컨트리(CC) 등 굵직한 신차들을 하반기부터 매달 순차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특히 XC60은 3566대가 팔리며 볼보 내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고, 가격 인상 폭도 최소화해 실질적 수요 회복을 노리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안에 ‘1만대 클럽’ 재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브랜드 충성도와 안전성, 실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다시 3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우디, 서비스 개선과 투트랙 전략의 성과

지난해 부진했던 아우디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올 1~8월 판매량이 7432대로, 전년 대비 34.3%나 늘었다. 더욱이 스티브 클로티 사장이 부임한 뒤 전국 서비스센터를 37곳까지 확충하고, 가격 정책도 전면 조정했다.

소비자 불만을 줄이고 브랜드 신뢰를 회복한 것이 실적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한 전동화 모델과 내연기관 모델을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도 주효했다.

Q4 e-트론, A6 e-트론 등 전기차 라인업은 물론, A5, Q5 등 내연기관 차량도 고르게 판매되며 소비자층을 넓혔다. 이에 아우디는 올해 안에 다시 1만대 판매를 넘기고, 3위 자리까지 넘보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테슬라, 단일 모델 돌풍에도 ‘이질적 존재’

한편, 테슬라는 또 다른 변수다. 1~8월 등록된 차량 수는 3만4543대로 전년보다 무려 55.1% 증가했다. 이 중 모델Y가 2만8674대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판매를 기록했다. 단일 모델로만 수입차 전체 판도를 흔들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를 수입차 ‘3위 경쟁’에 직접 포함시키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고가 모델군이 부족하고, 충전 인프라 및 애프터서비스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전통적인 수입차 브랜드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수요를, 볼보는 연속된 신차 출시를, 아우디는 서비스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가을 성수기 실적이 누가 3위를 차지할지를 가를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