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주차하지 마세요”…갑작스러운 리콜에 33만 BMW 차주들 ‘날벼락’

BMW, 대규모 리콜 진행
33만여 대 시동 모터 결함
화재 위험에 실외 주차 권고

BMW가 전 세계에서 33만 대가 넘는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

원인은 시동 모터 결함으로, 차량이 정지 상태일 때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때문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BMW는 차량 소유주들에게 수리 전까지 건물과 떨어진 야외에 주차할 것을 권고했다. 실내 주차장이 아닌 외부 주차를 ‘강력히’ 요청하는 상황에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시동 꺼져도 화재 위험

BMW 리콜 사태의 중심에는 ‘스타터 릴레이 부식’이라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외신에 따르면 시동 모터에 물이 스며들면 내부 부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합선과 과열이 일어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차량이 움직이는 도중은 물론, 시동을 끈 뒤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불이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결함으로 인해 주차된 상태에서도 불이 붙는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차량을 보관하는 장소마저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BMW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함께 해당 차량 소유주들에게 공식적으로 “실외, 특히 건물과 떨어진 곳에 차량을 주차하라”고 경고했다. 이는 차량 자체가 ‘이동 가능한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리콜 대상 33만 대…토요타 수프라도 포함

BMW가 이번에 리콜을 발표한 차량은 2015년부터 2022년 사이에 생산된 8개 모델이다. 대표적으로는 ▲BMW 330i(2015~2021년식) ▲Z4(2019~2022년식) ▲530i·X3·X4(2020~2022년식) ▲430i 및 430i 컨버터블(2021~2022년식) ▲230i(2022년식) 등이 포함된다.

특이한 점은 BMW가 제조한 2020~2022년형 ‘토요타 수프라’ 1,469대도 이번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독일 브랜드의 결함이 일본 스포츠카 오너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만 약 19만 5,000대, 독일에서는 13만 6,000대가 리콜에 포함됐다. 한국 차량의 해당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미국 리콜 내용을 통보받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BMW는 오는 11월 14일부터 리콜 안내장을 발송할 예정이며, 차주들은 차량의 차대번호(VIN)를 통해 리콜 대상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또다시 불붙은 품질 논란…BMW에 악재

한편 이번 리콜은 단순한 결함을 넘어 BMW에 큰 이미지 타격을 주고 있다. BMW는 이미 2018년에도 한국에서 주행 중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약 17만 2,000대를 리콜했고, 당시 결함 은폐 의혹으로 과징금까지 부과받은 바 있다.

지난 2023년에도 브레이크 시스템 결함으로 150만 대를 리콜하면서 품질 논란에 휘말렸던 BMW는, 또다시 ‘불신’이라는 이름의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특히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공세 속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이번 리콜은 BMW의 브랜드 신뢰도와 수익성 모두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