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매출에도 웃지 못한 현대차
美 정책 변화에 수익성 ‘흔들’
현대차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5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였다. 미국의 전기차 관세 강화와 보조금 혜택 축소가 수익성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3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지 넉 달 만에,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하락
현대차는 24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6천1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8조2천867억 원으로 7.3%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뚜렷하게 악화된 것이다.
이번 영업이익 감소는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이며,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전기차 25% 관세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수출 ‘반토막’… 미국 공략 삐걱
전기차 수출 실적에서도 부진이 두드러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1~5월 미국 전기차 수출은 7천156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9천705대)과 비교하면 88%나 감소한 수치다.
미국 내 판매도 부진했다. 시장조사기관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4만4천55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미국 전체 전기차 시장이 같은 기간 5.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현대차의 부진은 더욱 뚜렷하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우고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해왔지만, 시장 대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아 역시 지난해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했지만 실질적인 판매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31조 투자… 당초 기대와 다른 현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미국에 총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생산능력 확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같은 미래기술 투자, 철강 및 부품 현지화 등이 포함됐다.
미국 정부의 제조업 육성 기조에 맞춰 대응력을 높이고, GM·도요타 등 현지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정책 변화와 관세 강화로 투자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 보조금 조기 종료로 인해 현대차의 연간 미국 판매량이 최대 4만5천800대, 매출 기준 약 2조7천200억 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수출 부진은 국내 생산 현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16일부터 21일까지 울산1공장 전기차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 휴업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기대하고 전기차 설비 투자와 인력 확보를 했는데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며 “특히 미국에 동반 진출하지 못한 협력업체는 타격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미래차 수요가 주춤한 상황에서 수출까지 줄어드는 건 이중고”라고 밝혔다.
전략 수정 불가피… 현실적인 대응책 필요
현대차가 추진한 미국 내 대규모 투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전략이었지만, 예기치 못한 정책 변수로 실효성을 담보받지 못한 상황이다.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 변동성과 수출 규제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다.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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