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NEV 2040 로드맵
신에너지차 비중 확대
한국 전기차 시장 공략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2040년을 내다본 초대형 전환 계획을 공식화했다. 승용 신차의 85% 이상을 신에너지차로 채우고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까지 한 번에 끌어올리는 장기 로드맵이다.
이 전략은 글로벌 전기차 패권을 굳히려는 의도와 동시에, 수출 시장 확대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40 신에너지차 확대 목표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10월 발표한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차 기술 로드맵 3.0’에 따르면, 중국은 승용차 기준 2040년까지 신차 판매의 85% 이상을 신에너지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서 신에너지차는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차 판매는 3,143만 6,000대였고,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가 1,286만 6,000대로 비중은 40.9%였다.
약 15년 만에 이 비중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려 글로벌 전기차 주도권을 확실히 굳히겠다는 계산이다. 2025년 10월에는 월간 기준 신에너지차 비중이 51.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로드맵은 중국 정부 산업 주관 부처인 공업·정보화부가 주도하고 2,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한 국가 차원의 중장기 산업 가이드라인이다.
중국은 2040년을 ‘자동차 강국’ 달성 시점으로 제시하고, 자동차 탄소 배출량을 2028년 정점 대비 6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함께 내세웠다.
승용차 신에너지차 비중은 2030년 70% 이상, 2035년 80% 이상, 2040년 85% 이상으로 단계적 상향 계획을 세웠다. 상용차의 경우 2030년 30%, 2035년 55%, 2040년 75% 이상을 신에너지차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수소전기차는 2030년 50만 대, 2035년 100만 대, 2040년 400만 대 보급 계획을 제시했다. 내연기관차 역시 2030년까지 80%, 2035년에는 100% 하이브리드화를 추진했다.
또한 2040년에는 최고 효율 등급 차량의 전력 소비율을 9.2kWh/100km(1kWh당 10.9km)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명시했다.
자율주행·소프트웨어 선점 전략
중국은 전동화뿐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속도전’을 예고했다. 로드맵은 2040년까지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시스템이 주행을 전담하는 레벨4 자율주행을 대다수 신차에 보급하겠다고 못 박았다.
같은 시기에는 도로와 조건에 관계없이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5 기술도 시장에 진입시키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차량용 운영체제(OS) 표준 선점을 동시에 노린다.
차량, 도로 인프라, 클라우드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는 차세대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해 OS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보고서는 2040년까지 차체와 섀시 등 하드웨어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완전히 통합된 구조로 구현하고, 자체 운영체제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한다.
자동차 산업의 가치 사슬과 교통 운송 모델이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중국이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글로벌 공세와 한국 시장
중국의 전기차 영향력 확대는 이미 숫자로 드러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10월 전 세계에서 새로 등록된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한 1,710만 2,000대였다.
이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 브랜드 중 6개가 중국 브랜드였고, BYD는 같은 기간 332만 2,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상위 10개 기업 중 6곳이 중국 기업으로, 합산 점유율은 약 67.5%에 이른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전기차 업체가 100곳이 넘게 난립하며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완성차 내수 판매는 2,690만 대에 그친 반면 전체 생산 능력은 5,507만 대로, 절반 수준의 가동률에 머물렀다. 과잉 공급 구조가 심화되면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한국 시장은 중국의 핵심 타깃
한편 한국은 이들이 노리는 핵심 타깃 중 하나다. 미국과 EU처럼 높은 관세 장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충전 인프라도 일정 수준 갖춰져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물류 부담이 적다.
BYD는 2025년 1월 한국에 공식 진출해 3월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1~11월 4,955대를 판매해 수입차 2위를 기록했다. 9월에는 월간 판매 1,000대를 넘기며 수입 전기차 가운데 월 신규 등록 2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12월 2일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고, 샤오펑 역시 2025년 6월 국내 법인 설립을 예고하며 후발 주자로 나설 준비를 마치고 있다.
중국의 2040 로드맵은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판도를 새로 짜겠다는 선언이자, 한국 시장 역시 그 전략적 교두보로 정조준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