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로 단기 실적 방어
하이브리드 집중의 구조적 한계
전기차 전환 지연에 따른 위기감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겠다던 현대차가 정작 하이브리드 SUV에 실적을 의존하며, 위기를 ‘진통제’로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25년 한 해 동안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수익 방어에 성공했지만, 그 이면엔 하이브리드 의존 심화와 미래 전략 부재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선 회장이 강조한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은 전기차 캐즘을 넘기 위한 대응이었지만, 글로벌 경쟁사들이 전기차 재정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현대차는 오히려 하이브리드에 발이 묶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팰리세이드 ‘효자 역할’…그러나 지속성엔 물음표
현대차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팰리세이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약 19만 2천 대가 판매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판매의 60% 이상을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며 실적 방어의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성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SUV의 신차 효과는 1~1.5년이 한계이며, 2026년 하반기부터는 자연스러운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에 수익을 집중한 구조로 인해, 향후 한 모델의 부진만으로도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지적된다.
아이오닉 시리즈의 부진, 미래차 전략에 균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로 확보한 수익을 전동화 전략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아이오닉 시리즈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은 내수 시장에서 뚜렷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고, 2026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9은 내부적으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의 판매 간섭을 우려해 보수적인 마케팅 전략을 택한 상태다.
이는 결국 현대차의 미래차 체질 개선이 ‘계획 대비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하이브리드는 즉각적인 수익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중국·테슬라 공세 속에 밀리는 체질…위기감 고조
한편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이미 재편에 들어갔다. 테슬라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BYD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는 기술력과 가격을 모두 갖추며 국내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여전히 하이브리드 판매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래차 전환 전략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팰리세이드 판매의 70%가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내수 기반이 취약해졌음을 반영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브리드는 진통제일 뿐”이라며 “지금은 달콤한 성과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을 위한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