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23일 공개한 포켓몬 디스플레이 테마가 뜻밖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블루링크 스토어에서 29,900원에 판매되는 이 테마는 피카츄와 메타몽 캐릭터를 활용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화면을 포켓몬 스타일로 변경하는 상품이다.
문제는 현대차가 이를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아이오닉 9, 2026 쏘나타 디 엣지 등 6개 모델로만 한정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cc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그랜저(GN7), 싼타페, 투싼 오너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같은 ccNC 플랫폼을 사용하는데도 ‘2025년 1월 이후 생산된 신형’이라는 기준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차는 OTA(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강조하며 이들 차량을 판매했지만, 정작 최신 디지털 콘텐츠에서는 제외시킨 셈이다.
기아와 비교되는 콘텐츠 확대 속도
논란을 키우는 요인은 같은 그룹 내 기아의 대응 방식 때문이다. 기아는 마블, 겨울왕국, 미키마우스 등 월트디즈니 협업 테마를 EV 시리즈뿐 아니라 K8, K5, 쏘렌토, 카니발까지 확대 적용했다.
특히 일부 이벤트 기간에는 무료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현대차가 신형 6개 모델만 지원하는 동안 기아는 적용 범위를 넓히며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팰리세이드 오너들은 기본형 트림의 경우 스마트 센서 12.3인치 내비게이션 옵션을 추가해야 OTA와 테마 적용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같은 차종 내에서도 옵션 유무로 서비스가 갈린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차량을 교체하면 구매한 테마를 재사용할 수 없어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소프트웨어 수익화 전략의 딜레마
업계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캐릭터 테마’ 논란으로 보지 않는다. 완성차 업체들이 하드웨어 판매 중심에서 OTA 기반 소프트웨어 수익 모델로 전환하는 과도기적 혼란으로 분석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시대에 맞춰 차량 경험 가치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플랫폼 통합과 호환성 기준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포켓몬 IP를 선택한 이유로 ‘여러 세대에 걸친 감성적 연결고리’를 꼽았다. 타겟층은 가족 단위 사용자와 얼리어답터다.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전기차 라인업(아이오닉 6·9, 넥쏘)에 집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가족차로 인기 있는 그랜저와 싼타페를 제외한 점은 전략적 일관성을 흐린다.
ccNC 세대 구분, 더 명확한 설명 필요
핵심은 ‘같은 ccNC인데 왜 안 되는가’다. 현대차는 ccNC 시스템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버전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그랜저 GN7 역시 ccNC 시스템을 탑재했으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런데도 2025년 1월 이후 생산분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구분하니 오너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차주들 사이에서는 현대차가 지원 차종 확대 일정과 기술적 제약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OTA 기능을 프리미엄 옵션으로 판매했다면, 최소한 ‘어떤 시스템이 어떤 콘텐츠를 지원하는지’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제조사의 책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