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에 망할 줄 알았다”…현대차·기아, 전 세계로 방향 틀더니 ‘이럴 수가’

11월 자동차 수출 반등세
미국 의존도 완화 흐름
하이브리드 중심 친환경 비중
November automobile exports
美 관세 변수에도 한국 자동차 수출 증가 (출처-현대차그룹)

올해 내내 “미국 관세 변수”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최대 리스크로 따라붙었지만, 11월 수출 지표는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최대 시장이 흔들리는 동안 수출 지도가 바뀌었고, 그 변화가 숫자로 확인되기 시작했다. 관세 충격을 ‘한 방’으로 받아내기보다, 판을 넓혀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버텼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변수와 수출 지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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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변수에도 한국 자동차 수출 증가 (출처-현대차그룹)

11월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13% 넘게 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수출이 다시 움직인다”는 신호가 나온 셈이다.

미국 수출도 한동안 이어지던 감소 흐름을 멈추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중 흐름만 놓고 보면 관세 부담이 체력을 꾸준히 깎아먹었던 것도 사실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미국이 살아나서’라기보다, 미국이 흔들리는 사이 다른 지역이 속도를 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난해 같은 기간 기상 악화 등으로 선적이 지연됐던 기저 요인이 겹치며 11월 수출 수치가 더 도드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단기 반등 요인과 구조 변화가 동시에 얽힌 결과라는 얘기다.

수출 시장 다변화와 리스크 완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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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변수에도 한국 자동차 수출 증가 (출처-현대차그룹)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수출 시장의 분산이 있다. 유럽,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으로 향하는 물량이 늘면서 ‘미국 단일 축’으로 쏠리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한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과 규제가 튀어나와도, 다른 시장이 완충 역할을 하면서 전체 숫자를 떠받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파는 곳이 늘었다”가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는 전략 자체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특정 지역의 규제·관세·환율 변동에 실적이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한 결과가 11월에 가시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 번에 방향을 틀었다기보다, 분산 전략이 누적되다가 관세 변수의 해에 효력을 발휘한 셈이다.

하이브리드 중심 친환경 전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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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변수에도 한국 자동차 수출 증가 (출처-현대차그룹)

차종 구성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전기차가 잠시 숨을 고르는 구간에서, 하이브리드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빠르게 비중을 키우고 있다.

미국 시장만 떼어 놓고 보면 전체 판매는 주춤해도 하이브리드 수요는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고, 이 움직임은 수출 품목 구성과도 맞물린다.

친환경차 비중이 커지는 과정에서, 당장 충전 인프라나 가격 부담을 넘어설 수 있는 선택지로 하이브리드가 더 강하게 작동한 것이다.

구조적 전환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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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변수에도 한국 자동차 수출 증가 (출처-현대차그룹)

내수에서도 비슷한 결이 읽힌다. 11월 내수 판매는 소폭 줄었지만, 전기차 누적 판매는 이미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는 등 친환경차로의 이동 자체는 계속 진행 중이다.

생산 역시 증가 흐름을 이어가며 연간 400만 대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결국 관세라는 외부 변수는 부담이었지만, 시장을 나누고 차종을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충격을 흡수했다는 결론에 가까워진다.

남은 관건은 이 흐름이 “일시적 반등”에 그치느냐, 아니면 수출의 무게중심이 실제로 이동하는 “구조적 전환”이냐는 점으로 연말 이후에 더 선명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