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환경에서 차량 한계까지 시험”…연내 공개 예정인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포르쉐 혁신적인 테스트 벤치 적용
카이엔 일렉트릭 개발 20% 단축
섭씨 50도~영하 35도까지 테스트

포르쉐가 올해 말 공개를 앞둔 카이엔 일렉트릭의 개발 과정이 화제다.

포르쉐가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 한계 성능 테스트에 실제 및 가상 프로토타입을 활용하는 혁신적인 테스트 벤치를 적용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가상으로 개발하고 현실에서 검증’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디지털 전환과 엔지니어링 전문성이 완벽하게 결합된 방식이며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은 디지털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후 바로 시범 양산으로 이어지는 첫 번째 모델이다.

디지털로 설계하고 현실에서 검증

포르쉐는 카이엔 일렉트릭 개발 과정에 과감히 디지털 전환을 도입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엔지니어링 경험에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접목해, 충돌 안전성부터 내구 주행, 고성능 테스트까지 정밀하게 수행했다.

회사 측은 이번 프로젝트가 “디지털 환경에서 모든 테스트를 마친 뒤 바로 시범 양산에 들어간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수많은 개별 프로토타입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약 120대 분량의 디지털 모델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개발 기간을 약 20% 줄였다.

디지털 부품은 초기 단계부터 수정이 용이해 자원 절감에도 기여했다. 여기에 배터리, 충전 시스템, 구동 모터까지 정밀하게 가상 검증이 가능해졌다.

극한 환경에서 검증된 성능

시뮬레이션이 아무리 정교해도 마지막 단계는 결국 실제 환경이다. 포르쉐 개발센터의 사샤 니젠 총괄은 “차량의 주행 역학과 제어 전략은 결국 사람의 경험이 완성한다”고 말했다.

트랙과 오프로드, 고속도로와 도심 등 다양한 조건에서 테스트 드라이버의 손길이 더해졌다. 특히 기후 테스트가 압권이었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섭씨 50도의 고온 환경에서 냉각 시스템과 배터리 열 관리를 검증했고, 영하 35도의 혹한 속에서는 구동력과 제동 성능, 핸들링까지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도 차량은 빠른 충전 성능을 유지하며 신뢰성을 입증했다. 내구성 시험도 철저했다.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를 오가며 수 개월 동안 약 15만km를 달려 실제 주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전통과 혁신을 잇는 실험의 결과

복합 테스트 벤치에서는 네 개의 강력한 동기식 모터가 다양한 도로 상황, 가속 저항, 회생 제동 시 발생하는 힘을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했다. 배터리, 에너지 관리 및 충전 시스템까지 실제 환경과 같은 조건에서 검증했다.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의 랩 주행에서 가상 프로토타입이 제공하는 시뮬레이션 신호는 실시간으로 복합 테스트에 전달됐다.

복합 테스트 벤치 측정값은 디지털 프로토타입의 수치와 편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시뮬레이션 정확도가 높았다. 이를 통해 카이엔을 단순히 가상으로 시각화하는 것은 물론, 실제와 동일한 가상 환경 테스트도 가능했다.

이에 따라 초기 개발 단계부터 디지털 포맷의 부품을 활용해 쉽게 수정할 수 있었으며, 가상 현실을 통해 미래형 SUV 세대의 초기 테스트도 진행했다.

한편 포르쉐는 가상 테스트에서 나온 수치와 실제 벤치 측정값이 거의 차이가 없을 만큼 정밀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이 덕분에 개발 과정은 정밀해지고, 부품 소모는 줄었으며, 무엇보다 시간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