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도 안 하고 자료 제출까지 거부”.. 폭스바겐그룹 태도에 뿔난 소비자들

아우디 Q4 e-트론 에어컨 결함
조정위원회 출석·자료 제출 거부
무상점검·교체 결정에도 미온적

아우디 전기차의 반복된 에어컨 고장 문제에 대해 당국이 무상 수리를 결정했지만, 제조사인 폭스바겐그룹의 대응은 한없이 소극적이었다.

문제 해결은커녕, 조사에는 불참하고 자료 제출도 거부한 폭스바겐그룹의 태도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구조적 결함 인정됐지만, 뒷짐 진 제조사

한국소비자원 산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아우디 Q4 e-트론 40 및 Q4 스포트백 e-트론 40 모델의 에어컨 하자에 대해 ‘무상점검 및 교체’를 명령하는 결정을 내렸다.

해당 차량에는 이산화탄소(R744)를 냉매로 사용하는 친환경 공조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이 냉매는 작동 압력이 매우 높아 기존 부품이 이를 제대로 견디지 못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조정위원회는 냉매 누출로 인해 냉방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했고, 이는 공조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컴프레서, 냉매 라인, 씰링 등 관련 부품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된 신품으로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이 같은 문제를 일부 부품만 교체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에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조정위원회 역시 “일부 부품 교체만으로는 하자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개선 부품 썼다” 말만… 증빙은 없어

폭스바겐 측은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지만, 성능이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해당 부품의 상세 정보나 시험 결과 등은 확인조차 할 수 없었다.

위원회는 이와 같은 점을 들어 “구조적인 문제라면 단순 부품 교체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같은 문제로 수차례 수리를 받은 소비자들도 여럿 존재했다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조정위원회는 냉매 누출이 발생할 경우, 컴프레서와 냉매 라인 등 핵심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하라고 최종 결정했다. 단순 점검을 넘어 개선된 부품으로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쟁조정에는 불참, 조사도 거부

문제는 기술적인 결함만이 아니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분쟁 해결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조정위원회에 따르면, 분쟁조정 절차가 시작된 지난 5월 19일 이후 폭스바겐 측은 단 한 차례도 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현장 조사와 자료 제출 역시 모두 거부했다. 위원회는 그동안 간담회를 비롯한 사전 협의 과정을 통해 제조사가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이런식의 태도로는 소비자 신뢰 회복이 어렵다”며 “제조사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수락할지 여부를 결정서 수령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통보해야 한다. 수락하거나 수락한 것으로 간주되면, 법적으로도 재판상 화해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아직까지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결정문을 이제 막 받은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