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하이럭스 9세대 공개…전기차로 바꾸더니 3.5톤 끌던 힘은 어디로?

브랜드 첫 하이럭스 전기차
적재·견인 능력 크게 감소
국산 디젤 픽업 재조명
Toyota HiLux BEV Unveiled
하이럭스 BEV (출처-토요타)

전 세계에서 ‘불사신 픽업’으로 불려온 토요타 하이럭스가 9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유럽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번 신형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BEV) 라인업을 앞세워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픽업트럭의 본질인 ‘작업 능력’에서는 뼈아픈 수치를 남겼다. 기존 디젤 모델이 최대 3,500kg(3.5톤)에 달하는 괴물 같은 견인력을 자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전기차 모델의 견인력은 1,600kg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적재 중량 역시 기존 1톤에서 715kg으로 줄어들며, 강력한 힘을 기대했던 실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름값에 못 미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기차 모델은 258km 주행…적재·견인 성능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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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럭스 BEV (출처-토요타)

신형 하이럭스 BEV 모델은 59.2kWh 배터리와 듀얼 모터 기반 4륜 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초기 응답성은 강점이지만, WLTP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는 258km에 그친다.

도심 주행 조건에서는 최대 380km까지 늘어난다는 설명이 있지만, 실제 장거리 작업 환경에서는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능도 낮아졌다. 기존 디젤 하이럭스는 최대 1톤의 적재와 3.5톤의 견인이 가능했으나, 전기차 모델은 적재 715kg, 견인 1.6톤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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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럭스 BEV (출처-토요타)

외형은 ‘사이버 스모(Cyber Sumo)’ 디자인 언어를 도입해 각진 전면과 디지털화된 실내로 미래지향적 인상을 강조했지만, 픽업 본연의 역할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디젤 픽업’ 고수하는 한국차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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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럭스 BEV (출처-토요타)

하이럭스 BEV의 한계는 한국산 디젤 픽업트럭에게는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유럽 시장 공략을 예고한 기아 ‘타스만’과 KG모빌리티의 ‘무쏘’는 모두 강력한 디젤 엔진을 기반으로 3톤 이상 견인력과 넓은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실용성과 작업 효율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보다 여전히 디젤 모델이 ‘일 잘하는 차’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가격 요소까지 겹친다.

배터리 장착으로 인한 하이럭스 BEV의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는 구조이며, 반면 국산 픽업트럭은 가격 대비 성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성패는 ‘디젤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쥐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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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럭스 BEV (출처-토요타)

토요타는 하이럭스 전기차와 함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디젤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이 모델은 기존 디젤의 강력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효율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을 동시에 노린 구성이다.

특히 실제 판매 비중은 하이브리드 디젤에 집중될 전망이며, 전기차 모델은 탄소 규제 대응을 위한 상징적 모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한편 토요타 하이럭스 9세대는 오는 6월부터 유럽 시장에서 주문 접수를 시작하며, BEV 모델은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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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럭스 BEV (출처-토요타)

픽업 본연의 성능보다 규제 대응과 이미지 쇄신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기차 출시가, 유럽 픽업 시장에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