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알파드 공급 부족 현상
중고차 가격 신차보다 비싸져
대기만 수개월…희소성이 변수
자동차 시장에 전례 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토요타의 대표 고급 미니밴 알파드가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차 가격이 1억 49만원 수준인데 중고차 사이트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가격표가 붙어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극도로 제한적인 수입 물량과 긴 대기 시간이 이런 역설적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4개월 연속 100대 이상 판매 기록
토요타 알파드가 국내 시장에서 이례적인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128대, 4월 156대, 5월 113대, 6월 116대가 판매되며 4개월 연속 1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1억원을 넘나드는 고가 미니밴임을 고려할 때 상당한 성과로 국내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미니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는 더욱 놀라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고차 사이트에서 알파드는 신차 가격인 1억 49만원보다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등 중고차 대부분의 매물이 신차 가격을 웃도는 상황이다.
최대 5개월 대기, 프리미엄 거래 원인
이런 기현상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공급 부족 문제가 있다. 수입 물량이 제한적인 탓에 알파드를 주문하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5개월까지 대기해야 출고가 가능하다.
이처럼 국내에 들어오는 알파드의 물량이 제한적인 탓에 시간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중고차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긴 대기 시간을 피하고 즉시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점차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상황이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퍼스트클래스
알파드가 단순히 ‘희귀해서’ 인기를 끄는 건 아니다. 국산차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상품성이 강점이다. 5m를 넘는 전장(5,005mm)과 여유 있는 전폭(1,850mm), 전고(1,950mm)는 웬만한 대형 SUV도 작아 보이게 만든다.
또한 실내는 마치 항공기의 퍼스트클래스를 연상케 한다. 2열에는 독립 리클라이닝 VIP 시트가 탑재돼 있으며, 열선, 통풍, 메모리 기능이 모두 포함돼 있다.
여기에 14인치 대형 내비게이션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기본으로 제공되며 차 안에서 업무, 휴식, 이동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CEO나 연예인, 고급 의전 차량 수요층 사이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파워트레인은 2.5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성됐으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 모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50마력을 발휘한다.
이와 함께 토요타의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인 E-Four가 더해져 주행 안정성과 효율성을 모두 챙겼으며 복합 연비는 13.5km/L 수준이다.
국산차 넘는 고급감…프리미엄 MPV 시장 ‘꿈틀’
알파드의 인기는 프리미엄 MPV(다목적차량) 시장의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기존에는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이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던 시장인데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카니발로는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카니발도 훌륭한 차량이지만 알파드는 실내 구성이나 승차감 면에서 한 차원 높은 수준”이라며 “알파드의 성공은 렉서스 LM,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리무진, 기아 차세대 카니발 등 경쟁 모델들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알파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수입 물량 증가나 대체 모델 출시 전까지는 이런 기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