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강국이었는데 “중국 때문에 전부 망했다”… 집까지 팔아 버티는 대기업들 ‘생존 위기’

사택 개발로 유동성 확보 나서
중국발 공급과잉에 실적 악화
신용등급 하락… 구조조정 불가피
석유화학
석유화학 산업 위기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장기 불황에 빠지며 대기업들이 사택 부지까지 정리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세계 4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자랑하던 업계가 지금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핵심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다.

사택 팔아 현금 확보… 대기업들도 버티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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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화그룹은 최근 울산 남구 옛 사택 부지를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분양 사업에 착수했다.

해당 부지는 지난해 11월 계열사 에이치헤리티지에 1602억 원에 매각됐다. 그룹은 이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향후 분양 수익과 배당 수익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전남 여수시의 사택 부지에 총 2653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931가구는 사택으로, 나머지 1722가구는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LG화학도 여수 지역 내 3곳의 사택을 1곳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아직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없지만, 유휴 자산 정리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직원들의 사택 선호도 감소도 반영한 결과다. 1970~80년대에 지어진 노후 시설이 많고, 일부 지역 사택은 공실률이 30%에 달한다.

현장 관계자는 “최근에는 자녀 교육 등을 고려해 외부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멈추지 않는 적자 행진… 무너진 신용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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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부진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서 13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도 각각 8941억 원, 1213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 개선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LG화학의 2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손실은 705억 원으로 추정된다. 롯데케미칼은 7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며, 한화솔루션도 케미컬 부문은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들도 잇따라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LG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역시 ‘부정적’ 전망으로 평가됐다.

‘버티기’만으로는 생존 불가… 산업 자체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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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산업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와 설비 효율화,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함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의 공동 운영을 검토 중이다. 일부 설비는 중장기적으로 폐쇄도 고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단순한 경기순환이 아닌 구조적 불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3년 빅4 석유화학 기업의 영업이익은 2년 전 대비 1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지금의 범용 제품 중심 사업 구조로는 더는 버틸 수 없다”는 분석이 업계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역 반발·부동산 시장 침체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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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산업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택 부지를 활용한 개발 사업이 수익으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여수시 아파트 시세는 3.3㎡당 904만 원으로 2023년 말과 큰 차이가 없으며, 순천시의 미분양은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역사회 반발도 거세다. 과거 저렴하게 취득한 부지를 통해 기업이 수익을 올리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은 기부채납을 통한 지역 환원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론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노조와 지역사회 모두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사업 진행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며 “현 시장 상황에서는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내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화학 강국’의 위상마저 위협받는 구조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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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산업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지금의 위기를 단순한 일시적 위축으로 보면 안 된다고 말한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경쟁 환경 변화와 산업 구조 재편이라는 흐름 속에 놓여 있으며, 기존의 생산 중심 모델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자산 매각과 같은 단기 대응을 넘어서, 근본적인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

세계 4위의 생산국이라는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5년 뒤에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경쟁력이다. 지금이 그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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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직히 만들기 쉬운거만 왕창 늘였지 기술기반 고부가가치 제품만드는거 별로 안했잖아? 그러면 당연히 맞이하게 될 현실이었지. 남탓할 문제가 아님

  2. 쭝국에 따라 잡힐수 밖에 없는 사양산업
    빨리정리하고 세계13위 경제에 맞는 사업구조개편이 시급한데 경영진들은 그동안 뭐햇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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