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쟁력 급속히 하락
삼성·LG 등 로봇에 집중 투자
전통 산업 한계에 신사업 전환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주요 산업이 수익성과 성장성을 잃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체 10곳 중 8곳이 주력 산업이 이미 정체되거나 경쟁력을 잃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두산 등 대기업들이 ‘로봇’ 산업에 집중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산업 경쟁력 약화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신사업 추진 현황 및 애로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 82.3%는 주력 제품의 시장 경쟁력이 약화되었거나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유, 석유화학, 철강, 기계, 전자, 자동차 등 대부분의 업종이 레드오션 상태에 들어섰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산업은 공급 과잉, 가격 하락,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가전과 스마트폰 산업 역시 시장 포화와 저가 경쟁으로 성장 둔화가 뚜렷하다.
실제로 응답 기업 중 절반 이상은 시장이 성숙기(54.5%) 또는 쇠퇴기(27.8%)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16%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응답 기업의 57.6%는 “진행 중인 신사업이 없다”고 밝혔다. 자금난, 시장성 부족, 경영 악화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로봇 산업, 새 돌파구로

이런 가운데 로봇 산업이 새로운 성장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지난 4일 사내 전략 조직인 ‘이노X랩’을 신설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및 피지컬 AI 관련 인재를 사내에서 모집해 전담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3월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고, 6월에는 미국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스킬드AI’에 약 136억 원을 투자하는 등 로봇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자회사 LG이노텍을 통해 로봇 카메라 모듈 공급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와 협업 중이다. 해당 모듈은 2026년부터 본격 공급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미국의 로봇 시스템 기업 ‘원엑시아’를 인수하고, 지능형 로봇 기술과 피지컬 AI 역량 강화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개발해, 지난달 대한항공에 공급을 시작했다.
성장 가능성 높은 로봇 시장

업계가 로봇 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로봇선행연구소는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2030년 100만 대에서 2060년 30억 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골드만삭스는 2035년 로봇 시장 규모가 378억 달러(약 5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부품 분야에서도 움직임이 있다. LG이노텍은 피규어 AI와 로봇 카메라 모듈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삼성전기 역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휴머노이드 로봇용 모듈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산업의 성장 정체 속에서, 로봇은 기업들의 신사업 전환을 위한 핵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단기 성과를 넘어서,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 로봇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 접목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해졌다”며, “단순한 대체재가 아닌 독립적 성장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