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정윤(48)이 20일 자신의 SNS에 웨딩드레스 화보를 공개하며 “많은 분의 축하와 응원을 받은 참으로 감사한 한 주였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유튜브를 통해 5세 연하 비연예인과의 재혼을 고백한 지 8일 만이다.
화사한 웨딩 사진 속 그녀의 미소는 환했지만, 그녀가 재혼 공개를 결심한 배경에는 단순한 행복 공유를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최정윤은 재혼 발표 당시 “나한테 싱글맘 프레임이 있지 않나”라며 “매번 싱글맘 콘셉트 프로그램을 제안받아 거절했다. 죄송한데 싱글이 아니라고 했더니 다들 깜짝 놀라시더라”고 털어놨다.
2011년 이랜드 그룹 부회장 장남과 결혼해 딸을 낳았고, 이혼 후 홀로 양육해온 그녀에게 방송가는 자동으로 ‘싱글맘’ 꼬리표를 붙였던 것이다.
미디어가 만드는 ‘싱글맘’ 고정 이미지
한부모 가정은 2026년 현재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소수가 아니다. 그러나 방송 콘텐츠는 여전히 한부모, 특히 싱글맘을 ‘고군분투하는 존재’ 또는 ‘동정의 대상’으로 재현하는 경향이 있다.
최정윤이 거절했다는 ‘싱글맘 콘셉트 예능’은 이러한 프레임의 전형이다. 제작진은 그녀의 배우 경력, 유튜버로서의 활동, 개인적 취향보다 ‘이혼 후 홀로 아이 키우는 엄마’라는 단면에만 주목했다.
문제는 이런 콘텐츠가 반복될수록 시청자에게 ‘싱글맘=힘든 삶’이라는 도식이 강화된다는 점이다. 최정윤이 “이제는 프레임을 벗겨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자신의 삶이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풍요롭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녀는 재혼 사실을 “이미 우리 동네에서는 다 알고 있다”며, 방송계의 인식과 실제 삶 사이의 간극을 지적했다.
재혼 공개, 프라이버시와 프레임 사이
연예인에게 사생활 공개는 양날의 검이다. 최정윤은 “감추려고 감춘 건 아니다”라고 전제했지만, 결국 잘못된 프레임을 바로잡기 위해 개인적 선택을 공개해야 했다.
이는 유명인이 겪는 독특한 딜레마다. 침묵하면 타인이 만든 이미지에 갇히고, 해명하면 사생활 노출 논란에 휘말린다. 그럼에도 최정윤의 선택은 주목할 만하다.
1997년 데뷔해 ‘오작교 형제들'(2011), ‘청담동 스캔들'(2014)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현재는 유튜브 채널 ‘투잡뛰는 최정윤’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에게 ‘싱글맘’은 정체성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다. 동료 배우 박하선이 “언니 너무 축하 드린다”며 응원한 것처럼, 동료들은 그의 다면적 모습을 알고 있었다.
다양한 가족, 다양한 행복의 시대
최정윤의 사례는 한국 사회의 가족 형태가 얼마나 다변화했는지 보여준다. 초혼-이혼-재혼, 전 남편과의 자녀 양육, 새 배우자와의 관계 구축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재혼 건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이며, 한부모 가정 역시 일반적인 가족 형태로 자리 잡았다.
중요한 것은 이들을 ‘결핍된 가족’이 아닌 ‘다른 형태의 가족’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최정윤이 5세 연하 사업가와 재혼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은, 이혼 경험자도 얼마든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자연스러운 메시지를 전한다. 그가 다음 주 유튜브에서 “대학 시절 절친들의 폭로전”을 예고한 것처럼, 그의 삶은 재혼 이야기만으로 정의될 수 없다.
최정윤의 웨딩 화보는 아름다운 드레스와 미소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타인이 부여한 단일 프레임을 거부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정의하겠다는 선언으로 미디어가 한부모 가정을 어떻게 재현할지, 재혼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는 결국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얼마나 존중하는지가 척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