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가 국내 준대형 시장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오너들이 참여한 평가에서 평균 9.4점을 기록하며 디자인(9.8점), 품질(9.7점), 주행(9.7점) 등 대부분 항목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하지만 가격 항목만 8.3점으로 최저점을 받으며, 5,883만원(2.5L HEV 기준)에서 6,845만원(2.4T 듀얼 부스트)에 이르는 가격대가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연비 20km/L, 준대형급 최고 효율 입증
2023년 6월 국내 출시 이후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세단과 SUV의 경계에 위치한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했다. 전장 4,980mm, 휠베이스 2,850mm의 준대형급 체급에 전고 1,540mm로 낮게 설계된 쿠페형 루프라인은 세단의 주행감과 SUV의 시야를 동시에 제공한다.
국내 시장에서 그랜저 하이브리드(5,299만~5,939만원), G80(7,500만원대), 렉서스 ES300h(6,530만원)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시장 반응을 시험하고 있다.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연비다. 2.5L 자연흡기 하이브리드(시스템 출력 239마력)는 공식 연비 17.2km/L를 제시하지만, 실제 오너 후기 기준 실연비는 20km/L에 달한다.
이는 준대형 크로스오버 세그먼트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싼타페 하이브리드나 쏘렌토 하이브리드(시스템 출력 235마력)와 비교해도 월등한 효율성을 자랑한다.
A25A-FXS 2.5L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e-CVT 조합을 통해 토요타의 축적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성능을 원한다면 2.4T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시스템 출력 348마력, 최대토크 46.9kg·m에 6단 자동변속기와 후륜 e-Axle을 조합한 4WD 구동은 제로백 5.14초의 가속력을 발휘한다.
공식 연비는 11.0km/L이지만 실연비도 14~15km/L 수준으로, 고성능 세팅임에도 준수한 효율을 유지한다. 고속 주행 시 무게감 있는 차체와 4WD 구동이 만들어내는 안정감은 경쟁 모델 대비 차별화된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5,883만 원에도 HUD·메모리시트가 없어
문제는 가격 대비 편의사양이다. 2.5L HEV 기본형은 5,883만원임에도 HUD, 메모리 시트, 엠비언트 라이트가 빠져 있고, 6스피커 스탠다드 오디오에 그친다.
동급 경쟁 모델인 G80나 렉서스 ES300h에서는 기본 사양인 항목들이다. 6,845만원짜리 2.4T 고급형에서야 JBL 11스피커, HUD, 메모리 시트가 제공되지만, 962만원 차이를 정당화하기에는 옵션 격차가 크다.
내장재 품질도 지적 대상이다. 플라스틱 마감 비중이 높아 동급 수입차 대비 고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렉서스 ES300h와 647만원 차이인데도 실내 마감재 질감에서 확연한 격차가 느껴진다는 평가다.
여기에 쿠페형 루프라인으로 인한 뒷좌석 헤드룸 협소, 패스트백 구조의 트렁크 입구 제약도 실사용 편의성을 저해하는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단도 SUV도 아닌 ‘제3의 선택지’ 전략
한편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세단의 낮은 무게중심과 정숙성, SUV의 높은 아이포인트와 적재 공간(골프백 4개)을 결합한 독특한 컨셉을 표방한다.
전장 4,980mm, 전고 1,540mm 설계는 주차 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준대형급 존재감을 확보하고 있으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고급 주행 보조 시스템은 장거리 이동이 잦은 소비자층에게 유용하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연비와 안정감을 최우선하는 소비자에게는 실연비 20km/L과 4WD 기반 안정성이 강력한 구매 동기로 작용한다. 반면 편의사양과 내장 고급감을 따지는 소비자에게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이나 중고 G80이 더 합리적 선택지로 인식된다.
토요타의 신뢰성과 리세일 밸류를 기대하는 충성 고객층이 아니라면, 5,883만원 가격이 체감 가치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