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국 자동차 산업이 새해 벽두부터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자동차 수출액은 60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1.7% 증가했다.
이는 2024년 1월(62억 1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1월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수출량 역시 24만 6574대로 23.4% 늘어나며 수출·내수·생산 전 부문에서 동반 성장을 이뤘다.
이번 호실적의 주역은 단연 친환경차다. 1월 친환경차 수출액은 25억 6000만 달러로 역대 1월 중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전체 수출의 42%를 차지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임을 입증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가 17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5.5% 급증하며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 속에서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하이브리드차가 선진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결과다.
하이브리드 약진이 견인한 친환경차 전성시대
2026년 1월 친환경차 수출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이브리드차의 압도적인 성장이 눈에 띈다. 수출액 17억 1000만 달러는 전년 동월 대비 85.5% 증가한 수치로, 친환경차 전체 수출액의 66.8%를 차지했다.
반면 전기차는 7억 8000만 달러로 21.2%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25년 연간 실적에서도 확인된 트렌드다. 2025년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56만 1678대로 30.1% 증가한 반면, 전기차는 26만 1974대로 소폭 감소(-0.3%)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 부담이 적고 주행 거리 제약이 없는 하이브리드차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내연기관 규제 강화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맞물리면서, 하이브리드차가 ‘스위트 스팟’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선진국 수출 고르게 증가, 아시아는 경쟁 심화
지역별 수출 성적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북미는 25.7%, EU는 34.4%, 기타 유럽은 44.8% 증가하며 선진국 시장에서 고르게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EU와 기타 유럽 지역의 30~40%대 증가율은 한국차의 현지 입지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2025년 연간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EU 수출은 20.1%, 기타 유럽은 30.5% 증가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아시아 지역은 30.1% 감소하며 고전했다. 중동도 0.4% 소폭 감소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등이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현지 브랜드의 품질 향상으로 한국차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주요국과의 경쟁 심화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내수·생산 동반 성장, 전기차 시장 회복 조짐
수출뿐 아니라 국내 시장도 활기를 띠었다. 1월 내수 판매는 12만 787대로 14.0% 증가했다. 국산차는 9만 8058대(+9.6%), 수입차는 2만 2729대(+37.9%)를 기록했다.
국산차는 쏘렌토(8388대), 스포티지(6015대), 카니발(5278대) 순으로 판매됐고, 수입차는 BMW(6270대), 벤츠(5121대), BYD(1347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중국 BYD가 수입차 3위에 오른 점은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 전기차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국내 전기차 판매의 폭발적 증가다. 1월 전기차 내수는 1만 98대로 전년 동월 대비 507.2% 급증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 환경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차 전체 내수는 5만 7584대로 48.3% 증가하며 내수 시장의 47.7%를 점유했다. 생산량도 36만 500대로 24.1% 증가하며 수출·내수 증가에 발맞춰 생산 역량을 확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5년 1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3일 적었던 기저효과와 글로벌 친환경차 수요 확대가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6년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판도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 관세 부과 가능성,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등 대외 리스크 요인도 상존해 업계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