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기차 또 불났다”…이번에도 배터리가 문제?

벤츠 전기차, 또다시 화재
충전 중 발화…원인은 미궁
한국산 SK온 배터리 탑재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또 다른 벤츠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번 화재는 국내산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벤츠 EQA-250 모델에서 충전 중 불이 난 것으로, 벤츠 소형 SUV 전기차 화재로는 국내 첫 사례다.

주민 수십 명 대피, 3대 연쇄 화재

지난 5일 오전 8시 4분경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의 약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주차장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시점에서 화재는 이미 주변 차량으로 번지기 시작한 상태였다. 화재는 최초 발생한 벤츠 전기차뿐만 아니라 주변 차량 총 3대로 번져 피해가 확산됐다.

결국 불길이 지하주차장 전체로 퍼질 우려에 주민 수십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관리사무소 직원이자 방재실 근무자인 50대 남성 A씨는 자체 진화 작업을 시도하다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장비 19대와 소방인력 57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연소 확대를 저지하고 질식소화포를 덮는 방식으로 진화 작업을 벌인 결과, 출동 20여 분 만에 불길 확산을 막았다.

소방당국은 오전 8시 43분 초진에 성공했으며, 화재 발생 약 2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16분쯤 완전 진화를 완료했다. 이후 불이 난 벤츠 전기차를 지상으로 이동시킨 뒤 열기를 식히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

SK온 배터리 첫 화재 사례로 주목

불이 난 차량은 2023년식 벤츠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벤츠 소형 SUV 전기차에서 발생한 첫 번째 화재 사례로 기록된다.

해당 전기차는 화재 당시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충전과 화재 발생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화재 원인이 배터리 자체의 문제인지, 배선 등 다른 요인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대부분이 중국산 CATL 배터리를 사용한 모델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SK온 배터리 탑재 차량의 화재는 다른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배터리 결함, 배선 이상, 충전 시스템 문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충전 중 발생한 화재라는 점에서 충전 인프라와 차량 간 연동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화재 신고와 출동이 신속하게 이뤄져 초기 진화가 원활했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지만,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