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의 실구매 가격을 2900만원대까지 낮추며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정가 5064만원인 롱레인지 모델이 각종 할인과 보조금을 모두 적용하면 2967만원에 구입 가능해지면서, 그랜저 준대형 가솔린 세단(4149만원~)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이는 지난 1월 테슬라가 모델3 가격을 3900만원대로 내리며 촉발한 전기차 가격 전쟁에 대한 현대차의 본격 대응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모션이 단순 판촉을 넘어 국내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2025년 중국산 테슬라 모델Y가 국내 신규 등록 1위를 기록하며 국산 전기차의 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현대차가 보조금 활용과 재고 처리를 결합한 공격적 가격 정책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재고 할인 550만원, 보조금 최대 1647만원 결합
아이오닉 6의 할인 구조는 제조사 직접 할인과 정부 지원이 중첩되는 형태다. 현대차는 2025년 10월 이전 생산 재고차에 250만원, 아이오닉 9의 올해의 차 선정 기념으로 100만원, 설 명절 가족사랑 프로모션 100만원 등 타겟 조건 할인을 제공한다.
여기에 노후차 트레이드인과 현대인증중고차 매각 조건까지 충족하면 제조사 할인만 550만원에 달하며 정부 국고 보조금도 최대 570만원이 더해진다.
서울시의 경우 지자체 보조금 168만원을 합쳐 총 738만원, 울릉군 같은 특정 지역에서는 지자체 보조금 1077만원을 포함해 최대 1647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5064만원 정가에서 보조금과 제조사 할인을 모두 적용하면 최저 2967만원, 서울 기준으로는 약 3062만원에 구입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월 26만원 할부…테슬라 대비 ‘실구매 부담’ 경쟁력
현대차는 가격 인하와 함께 저금리 할부 프로모션도 병행하고 있다. 기존 5.4%였던 금리를 2.8%로 낮춘 36개월 차량 반납 유예형 할부를 적용하면, 월 할부금이 기존 33만원에서 26만원 수준으로 하락한다. 3년간 이자 절감 효과만 약 250만원에 이른다.
이는 테슬라와의 경쟁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한다. 테슬라가 모델3의 정가를 4199만원으로 인하하며 보조금 적용 시 3900만원대 실구매가를 제시했지만, 통풍시트와 일부 오디오 사양을 제외하는 등 원가 절감 방식을 택했다.
반면 현대차는 기본 사양을 유지하면서 보조금과 저금리 할부로 월 구매 부담을 낮추는 전략으로 맞섰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가격 경쟁의 방아쇠를 당겼다면, 현대차는 금융 접근성으로 실구매층 저변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효율 6.3km/kWh, 주행거리 562km…스펙으로도 경쟁력
한편 아이오닉 6는 가격 경쟁력 외에도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국산 전기차 중 최대 전비 6.3km/kWh를 기록하며 동급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62km로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528km)를 상회한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디자인과 E-GMP 플랫폼 기반의 신뢰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가격 인하가 장기적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제조사 할인과 보조금이 결합되면서 원가에 근접하거나 경우에 따라 이하로 판매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차 실구매가가 중고차 시세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중고차 시장 교란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번 프로모션이 3000만원대 중반이라는 심리적 가격 장벽을 허물며 전기차 대중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초기 구매층이 프리미엄 세단 수준의 품질을 합리적 가격에 경험할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테슬라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2026년 국내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의존도 심화와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