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 2일 고성능 전기차 GT 라인업을 세 배로 확대하면서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를 대폭 낮추는 공격적 가격 전략을 선보였다.
특히 EV9 GT가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 새롭게 포함되면서 정가 8,463만 원에서 5,800만 원대까지 내려가 2,600만 원 이상 할인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프리미엄 전기 SUV 세그먼트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는 파격적 조치로 평가된다.
기아는 이번 발표에서 EV3, EV4, EV5에 GT 모델을 동시 추가하고, 2026년 연식변경 모델(The 2026 EV3, EV4, EV9)까지 공개하며 가격은 동결하되 상품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테슬라와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성능과 가성비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가 명확하다.
듀얼 모터 사륜, 292~306마력 고성능 스펙
신규 GT 라인업 세 모델은 모두 듀얼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한다. EV3 GT와 EV4 GT는 전륜 145kW, 후륜 70kW 모터를 배치해 합산 최고출력 215kW(292마력), 최대토크 468Nm(47.7kg·m)를 발휘한다.
EV5 GT는 전륜 모터가 155kW로 더 강력해 합산 출력 225kW(306마력), 토크 480Nm(48.9kg·m)를 기록한다. 여기에 프리뷰 전자 제어 서스펜션, 가상 변속 시스템,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 제어 기술을 적용해 코너링 성능을 끌어올렸다.
또한 20인치 전용 휠과 퍼포먼스 썸머 타이어가 기본 장착되며, 네온 색상 브레이크 캘리퍼와 GT 엠블럼이 외관을 차별화한다. 실내는 스웨이드 소재 네온 색상 스포츠 시트와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2026 연식변경, 가격 동결에 안전 사양 강화
연식변경 모델은 가격을 전면 동결했다. EV3는 3,995만~5,375만 원, EV4는 4,042만~5,517만 원, EV5는 4,310만~5,660만 원, EV9는 6,197만~8,463만 원으로 이전과 동일하다.
대신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가속 제한 보조 기능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하고, 100W C타입 USB 단자를 추가했다. 또한 EV3와 EV4는 스마트폰 듀얼 무선 충전 기능이 더해졌으며, EV4 어스 트림은 웰컴·에스코트 라이트 패턴이 1종에서 3종으로 늘어났다.
더불어 EV9에는 라이트 트림이 신규 추가되면서 진입 가격대가 6,197만 원까지 내려갔고, 3열 열선시트와 테일게이트 비상램프가 새롭게 적용됐다.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 ADAS 기능을 확대한 전략이 돋보인다.
테슬라 맞불 전략, 실구매가 경쟁 본격화
기아의 GT 라인업 확대는 최근 테슬라의 기습 가격 인하에 대응하는 맞불 전략으로 분석된다. EV5는 테슬라 모델Y와 직접 경쟁 관계에 있으며, 1월 22일 롱레인지 트림을 280만 원 인하한 데 이어 이번 GT 라인업 추가로 선택 폭을 넓혔다.
따라서 보조금 적용 시 EV5 에어는 3,728만 원, EV6 라이트는 3,579만 원까지 내려가 4,000만 원 이하 프리미엄 전기차 시대를 열게 됐다.
특히 EV9 GT의 보조금 대상 포함은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도 가격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8,463만 원에서 5,800만 원대로 떨어지면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 SUV와 가격대가 겹친다. 업계는 기아의 연쇄 가격 인하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을 고착화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듀얼 모터 시스템은 2WD 대비 주행거리와 전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퍼포먼스 썸머 타이어는 겨울철 성능이 제한적이어서 계절별 타이어 교체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보조금 적용 여부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완료 후 최종 확정되므로, 구매 전 최신 정보 확인이 필수이며 기아의 고성능·가성비 투 트랙 전략이 테슬라 중심의 전기차 시장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