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출시 1년 만에 1위
테슬라 모델Y 중장년층 선택
전기차 신규 등록 42.7% 급증

“젊은 세대는 EV3, 중장년층은 모델Y를 골랐다.”
전기차 시장에 세대별 선택의 갈림길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기아 EV3와, 기술력과 브랜드 상징성을 앞세운 테슬라 모델Y가 맞붙으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전기차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된 EV3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누적 등록 대수 2만5천 대를 돌파하며 전기차 등록 1위에 올라섰으며 기존 수입차 중심의 시장을 국산차가 뚫은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EV3, ‘합리적 실속’으로 전기차 대중화 이끌어

EV3는 단순한 ‘저가형’ 전기차가 아니다. 국내 전기차 판매 중 46.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판매량 중 41.8%가 가격이 더 높은 롱레인지 트림이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롱레인지 모델이 많이 팔린 것은 실질적인 주행 성능이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EV3의 반응은 뜨겁다. 2025년 상반기 동안 국내 판매량(1만2,525대)의 3배가 넘는 4만2,582대가 해외로 수출됐다. 특히 유럽에서만 2만8,739대가 팔리며 기아 유럽 전기차 판매의 64%를 차지했다.

기아는 EV3의 생산을 자사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인 광명 오토랜드 이보 플랜트에서 진행 중이며, 수요 확대에 따라 유럽 현지 생산 가능성도 고려 중이다.
세대별 명확한 취향…3040은 전기차로 이동 중

EV3의 인기에는 뚜렷한 연령대 특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30대(25.2%)와 40대(35.3%)였다. 그중 EV3는 20~30대에서 강세를 보이며, 젊은 세대의 ‘첫 전기차’로 자리 잡았다.
소형 SUV에 걸맞은 공간성, 합리적인 가격,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등이 이들의 선택을 이끌었다. EV3는 전장 4,300mm, 휠베이스 2,680mm로 동급 대비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OTA 업데이트, 회생제동 조절 시스템 등 최신 기능도 탑재됐으며 롱레인지 트림의 경우 81.4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501km를 주행할 수 있어 주행거리도 만족스럽다.

반면 테슬라 모델Y는 기술과 상징성을 중시하는 중장년층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40대에서 5,898대, 50대에서 1,617대가 모델Y를 선택했으며, 30대에서도 EV3보다 높은 4,889대를 기록했다.
모델Y는 디자인과 자율주행, 주행성능 등 미래지향적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브랜드 파워를 여전히 과시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도 ‘전기차 세상’

전기차 열풍은 중고차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고 전기차 등록 대수는 2만2,496대로 전년 대비 47% 급증했다. 전체 중고차 시장이 전년보다 4.9% 감소한 가운데 이뤄낸 성장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국내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에 따라 전기차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며 “고객 문의량 증가로 수요 확대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기차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인 ‘게임 체인저’로, 브랜드와 소비자의 방향성을 동시에 바꿔놓고 있는 기아는 EV3의 성과를 기반으로 EV4, EV5 등 라인업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